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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면허도 없는데…, 조종사 취업 미끼로 학생 모집?

대외적 소형 항공기사업 표방, 예비 조종사 교육생 현혹

2014.04.05(Sat) 23:16:30

   


법인설립 후 국토부 항공기사용사업 면허도 받지 못한 에어한성이 대외적으로 민간 투자를 받아 소형항공기 사업을 하겠다고 표방, 민간 조종사훈련생 모집에 나서 예비 조종사를 꿈꾸는 학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에어한성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미 대다수 민간 항공사에서도 운영하지 않고 있는 APP(AIRLINE PILOT PROGRAM) 과정을 개설해 6500만원의 교육비를 일시불로 납입하고 교육을 받으면 조종사로 취업 시켜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설립도 안 된 항공사 취업, 있을 수 없어

이에 대해 서울지방항공청에 문의한 결과 “에어한성의 경우 국토교통부에 조종훈련만 할 수 있는 항공기사용사업 면허만 요청, 현재 서류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면허도 발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체적이지도 않은 소형 항공기사업을 대외적으로 표방,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항공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기초적 면허도 없는 상황에서 소형항공기 사업을 하겠다고 밝히고, APP과정을 마치면 우선적으로 자사 조종사로 채용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특히 네티즌들 간 정보 공유 마당인 NAVER카페를 이용해 취업을 미끼로 학생들 모집에 나서고 있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민간 조종사 교육원의 한 관계자도 “항공기사용사업 면허도 없고, 여기다 소형항공기 사업을 한다고 표방해 마치 APP 교육만 받으면 당장 조종사로 취업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것은 시장 상황을 모르는 순진한 교육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당장 조종사 취업에 목말라하는 교육생들을 그럴듯한 문구로 꼬여 거액의 교육비를 받은 뒤 취업 거부사유를 학생 자질로 돌려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만600여 시간의 비행을 한 현직 K 비행교관은 “민간항공사에 취업해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에어한성이 표방하는 APP교육과정이 사실이라면 당장 등록을 하겠지만 현실성이 전혀 없다”며 “조종사 취업에 대해 조금만 사전 지식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에어한성에서 표방하는 APP교육이 얼마나 허구적이고, 실현 불가능한 선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액의 교육비 일시불로 납입 요구, 세심한 주의 필요

현재 국내에서 민간항공사에 취업하려면 기본 사업용조종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210시간의 비행교육을 받는 데만 최소 1년 6개월 이상의 시일이 걸리며, 대한항공을 비롯해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APP과정을 수료하는데 자체적으로 2억원에 가까운 투자비로 교육과정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소형항공기 사업이라도 210시간의 비행시간 밖에 없는 병아리 조종사들에게 소형항공기 사업을 한다며 선전한 뒤 설립이 불투명한 항공사에 우선 취업을 할 수 있다는 광고로 예비 조종사 학생들을 현혹하는 것은 추후 큰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에어한성의 더 큰 문제점은 항공법 상 조종사교육원(면세사업자)로 등록 후, 면허를 발급 받아 교육생을 모집해야 하지만 현재 해당업체의 경우 법인등록만을 끝내고, 조종사교육생을 편입시켜 거액의 교육비를 일시에 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대다수 민간 조종사 교육원은 교육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이유로 분할 납부를 받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형항공사라 하더라도 APP과정을 끝내려면 최소 2~3년의 시간과 2억 원 이상의 훈련비용이 소요된다”며 “현재 에어한성에서 진행하고 있는 APP훈련생 모집은 추후 추가 교육비를 요구할 수도 있는 만큼 교육원 등록 전 반드시 교육과정에 대한 계약서를 꼼꼼히 챙기라”고 조언했다.

민간 항공사 리쿠르트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누구도 설립되지도 않은 항공사가 개설한 교육과정을 끝내면 부 조종사로 취업시켜주겠다는 것은 초등학생들도 알 수 있는 거짓”이라며 “취업을 갈망하는 예비 조종사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해 거액의 교육비를 일시에 지불하면 우선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발상이야 말로 향후 큰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말레이시아항공기 실종과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사고 모두 조종사의 미숙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항공사들은 조종사들의 보다 엄격한 비행교육과 경력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짧은 비행경력만 갖춰도 인턴 부조종사로 취업할 수 있다고 예비 조종사들을 현혹하는 것은 향후 항공안전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부 대책마련과 교육생들의 세심한 주의가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경모 기자

chosim34@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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