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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임금협상 ‘전권자’가 나서야

노조측 “김창규 사장이 ‘자신은 권한이 없다’ ” 밝혀

2015.01.13(Tue) 14:04:28

   
 

워크아웃 졸업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금호타이어가 임금 협상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현재 임금체계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기존 정률 인상 방식을 정액 인상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정액 인상으로 바꾸려는 것은 임금억제를 하기 위한 회사의 꼼수라는 주장이다.

직원들이 고통을 감내해가며 워크아웃에서 벗어났으니 예전수준의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그렇게 해야 워크아웃 기간 동안 삭감됐던 임금에 대한 보상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임금 25.6% 인상안을 들고 나오며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임금안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안한 임금 25.6%안을 살펴보면 워크아웃 동안 반납된 기본급 및 상여금을 반영한 10%안과 신규 호봉을 적용한 임금체계방안 수용조건의 약 15.4% 인상안이다. 사측은 신규 임금체계안을 제시하면서 노조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당시 기본급 5%반납과 장기근속자에게 현금 지급하는 격려금 등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워크아웃 이전 수준의 임금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사측이 주장하는 신규 임금체계방안은 당장은 임금 인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 근속자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되는 임금체계방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워크아웃 당시 기본급10% 삭감과 더불어 5%를 추가 반납했으며, 상여금도 200%를 반납했다. 워크아웃을 졸업했으니 반납된 부분을 환원하는 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워크아웃 당시 회사 회생을 위해서 노사 모두 합심해 수당이나 복지혜택 등을 모두 양보했다. 양보한 것을 계산해 보니 40% 정도 임금 삭감이 이뤄진 거 같다”며 “5년 동안 임금동결을 감내했다.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이 1인당 2년2개월어치가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회사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생각해 신규 임금체계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광주, 평택, 곡성 공장 등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대비 생산성은 6~12%가량 향상됐다. 생산성 향상만큼 근로자들의 급여나 노무 환경, 처우는 워크아웃기간이라는 이유로 개선된 것이 하나 없다. 워크아웃의 장본인인 박삼구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경 사측과의 교섭 자리에서 장기근속자 현금지급 약속을 지킬 것과 워크아웃 기간 동안 사측이 부채감축과 원감절감을 주장하면서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미국, 베트남의 해외법인사업장에 본사의 투자자금 운영에 대한 투명한 원가 공개를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시 사측은 ‘북미 시장의 잠식상태를 위한 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 생산성 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차원이다’라고 밝혔는데 현 시점에서 투명한 원가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금호타이어 노사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바지사장’ 논란도 제기됐다.
노조는 지난해 상반기 노사 대표 면담 자리에서 김창규 사장에게 근로자 환경 개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자리에서 김창규 사장은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다는 식의 언급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그러자 노조 대의원 중 한명이 김창규 사장에게 ‘바지 사장 아니냐’고 묻자 당황해 했다는 것.

노조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 발언 직후 금호타이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김창규 사장이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상무에 사이에 낀 ‘바지사장’이라는 말이 많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김창규 사장이 아닌 박삼구 회장 등 전권을 가진 경영진과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은 한발 비켜선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5일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을 방문했을 때 박 회장은 “난 협상을 하러 내려온 것이 아니다. 사장하고 협상하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회장이든 사장이든 상관없다. 전권자가 필요하다. 지난해 5월부터 교섭을 해왔는데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는 권한이 없는 임원들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12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박삼구 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할 예정이었지만, 윤장현 광주시장이 갑자기 중재하겠다고 나서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유민

2umi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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