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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방만경영 LH, 정상화 멀다

첫 개혁안 퇴짜 맞자 보완책 마련 부심

2014.04.04(Fri) 11:00:15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빚더미로 인해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하루 이자만 120여 억 원을 넘어 공공기관 중 최대 부채 규모를 가진 곳이다. LH의 부채 규모와 그 증가추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종 국책사업에 동원되면서 발생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자랄 상황에서 LH는 방만경영으로 끊임없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의 부실한 경영의 결과는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LH는 요주의 대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LH도 강도 높은 경영 정상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허리띠 졸라야 하는데, 임직원에게 ‘펑펑’

LH는 매해 국정감사 때마다 방만 경영과 관련해 숱한 지적을 받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부채 문제와 임직원들에 대해 돈을 펑펑 쓰는 사례들이 대표적이다.LH의 부채는 2008년 85조7525억 원에서 지난해 6월말 현재 141조7310억 원으로 55조9785억 원(65%)이나 증가했다. LH는 지난해 6월 기준 142조원이 넘는 부채로 하루 123억 원의 이자를 갚고 있다. 부채 감축 노력에도 한계가 있어 이자는 현재까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LH는 정신을 못차려 왔다.문병호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LH는 2012년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급으로 총 900억 원(899억9500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1360만원씩 지급한 것.문 의원은 “성과급 동결조차 없는 것을 보니, 임직원들은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고 꼬집었다.LH는 잦은 설계변경으로 2조4062억 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2008년 이후 계약한 30억원 이상 공사 628건 중 523건에서 총 2167회 설계를 변경해 2조4062억 원의 공사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LH가 45개 사내 동호회에 연간 총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이 의원은 “부채와 이자가 급증하는데도 직원들의 취미활동을 위해 한 동호회에 500만원을 지급한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LH가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해 과도한 이득을 취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파문이 컸다.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LH는 서초 보금자리지구 2A블록 1082가구에서 506억 원 이상 이득을 남겼다”며 “3.3㎡당 공사비 489만원으로 분양된 공공분양 보금자리 서초A2블록의 실제 공사비는 339만원으로 가구당 4700만원의 과도한 차익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LH는 부채 감축을 위해 나름의 고통분담을 추진,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또한 이익금 중 일부를 급여 이외 정부의 경영성과 평가결과에 따라 지급하는 급여성격의 상여금이라고 주장했다.서초지구 문제에 대해선 분양가상한제 범위내에서 주변시세의 50% 수준에서 결정했고, LH의 분양주택 수익은 국민임대 등 저소득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건설재원으로 활용된다는 입장이었다.

   


정부 퇴짜 후 마련한 보완대책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에 따라 LH도 부채 감축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달 기획재정부 등은 이에 대해 미흡하다고 퇴짜를 놓으며 LH가 보완대책을 마련해 다시 제출하라고 주문했다.이에 따라 LH는 조직, 인사, 재무 등을 망라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 중이다. LH는 경영정상화 추진의 가장 큰 축이 빚 줄이기와 내부혁신으로 보고 있다.

LH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경영정상화 및 내실경영 이행을 위한 100대 과제’를 선정했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비상경영위원회(경영진)와 경영정상화추진단(실무진)을 만들었다. 또한 비상경영회의를 매주 열어 실적을 점검해 부채를 관리하고 경영상의 방만한 요소를 없애기 위해 전 직원의 역량을 모은다는 방침이다.LH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공공기관 부채감축 계획에 따라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대비 16조4000억 원의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수립해 시행 중인 부채감축 목표(30조원)를 합치면 2017년까지 총 46조4000억 원의 빚을 줄여 부채목표 금액을 146조5000억 원 까지 줄일 계획이다.지난해 말 기준 LH가 이자를 내는 금융부채는 전년 대비 1조8000억 원 늘어난 105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 평균 10조원 가까이 늘었던 부채증가 속도의 20% 수준으로 조정됐다는 게 LH 설명이다.경영혁신과 관련해 LH는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던 형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협업하는 방식을 받아들였다.이를 위해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건설을 비롯해 주민참여형 환지방식·공공과 민간 공동개발·대행개발 등을 포함한다. LH는 올해부터 연 사업비 18조∼20조원의 20%(3조6000억∼4조원) 정도를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LH는 사업관리 분야에서 개별사업 단위별 책임자가 사업 계획부터 판매, 예산, 인사 등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수행하는 ‘소사장제’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사업 평가기능을 강화해 비용 집행 50%가 지난 시점에서 사업계획과 실제 진행상황을 검토해 문제가 있으면 보완 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LH 이재영 사장은 취임 이후 “과거의 방식으로는 천문학적인부채감축도, 기업의 영속적 생존도 어렵다”고 강조, “사업방식·사업프로세스·사업관리 등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전면적인 개선을 통해 공적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재무기반을 마련하자”고 강조한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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