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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땅콩회항’ 이어 ‘빚더미’ 이중고

부채비율 1000% 육박, 10대 그룹 중 가장 높아

2015.01.13(Tue) 10:39:44

   
 

대한항공이 ‘땅콩회항’에 이어 ‘빚더미 회사’로 지목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부채총액은 2013년 말 18조7000억원에서 작년 9월 말 19조3000억원으로 6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차입금은 5조6000억원으로 9개월 만에 1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823.3%에서 837.0%로 13.7%포인트 높아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100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013년말 기준 452.4%로 10대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삼성그룹(43.0%)과 포스코그룹(54.3%), 현대차그룹(65.7%), 롯데그룹(65.8%), SK그룹(86.8%),LG그룹(99.4%) 등의 그룹과 비교하면 5∼10배나 높아 자칫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 동부그룹과 같은 전철 밟을 가능성

대한항공의 재무 구조는 지난해 한진해운 인수로 더 악화됐다. 이후 신용등급이 연속해서 강등되자 대한항공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1년 내  만기 도래 차입금이 4조8000억원, 회사채는 1조원이다. 디폴트에 빠지지 않으려면 부채비율을 700%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텔 건설 비용과 이 호텔 사업 주체인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HIC)에 대한 지급보증 부담이 있고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야 하는 등 재무적 악재가 겹쳐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이 창사 이래 최대인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내달 4일 만기가 돌아오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2010년 2월 발행)를 비롯해 올해 갚아야 할 채권에 대한 디폴트 우려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유가하락에 따른 영업수익성 개선과 S-Oil 지분 매각 자금 유입, 유상증자 등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개선될 것"이라고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계와 산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최근 법정관리로 간 동부그룹 주요 계열사처럼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을 우려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나 한진해운 등 주력 계열사가 빚더미에 오른 상황에서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부실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기업윤리상 문제가 있다. 한진그룹의 경우  2009년부터 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는데 지난 6년간 재무 여건이 더 나빠졌다. 최고 경영자는 기업의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대한항공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

동부그룹 경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김준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뺏는 등 강한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과 대한항공 오너의 사례가 대비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재무 여건이 최악의 상황인데도 경영을 맡은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원에 나서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이제부터라도 부실 책임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기자

penp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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