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강남성형외과서 안면윤곽수술을 받고 사망한 여대생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일 열린 치과계 긴급대언론 대책회의의 한 장면이다. |
최근 성형외과서 수술받은 여대생이 사망하면서 안면윤곽수술에 대한 책임을 놓고 치과계와 성형외과계가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23세 여대생 정모씨는 서울 강남 소재 ‘ㅇ’ 성형외과서 4시간에 걸쳐 턱을 깎는 수술인 양악수술을 받았다. 이후 그는 회복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ㅇ’ 성형외과는 <비즈한국>을 비롯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안면윤곽수술 여대생 사망사건은 분명히 성형외과 소속 의료진이 아닌 그룹내 치과병원 소속인 안00 원장이 진행한 것이다”고 밝혔다.
성형외과의의 잘못이 아닌 치과의사의 잘못이란 해석도 가능한 부분이다.
이에 치과계(대한치과의사협회ㆍ대한구경악안면외과학회ㆍ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ㆍ양악수술협회)는 지난 9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긴급 대언론 대책회의를 갖고 “일부 성형외과 의사들과 언론들이 치과의사의 안면윤곽수술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잘못된 정보를 유포시키고 있다”며 적극대응방침을 공언했다.
이날 참석한 치협 박영채 이사는 “국민들에게 안면윤곽수술 및 양약수술 등은 치과 고유의 영역이라는 것을 적극홍보해 나가겠다”는 대책회의 취지와는 맞지는 않는 발언을 했다.
다른 단체 참석자들도 ‘ㅇ’ 성형외과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치과 관련 학회가 공동으로 안면윤곽수술은 치과 고유 영역의 수술임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채 이사는 ‘ㅇ’ 성형외과의 발언과 이를 게재한 언론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할 것이란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를 지켜본 한 취재기자는 “이날 대책회의의 주제는 ‘안면윤곽수술은 치과계의 전문분야인가 성형외과계의 분야인가’가 더 어울릴 법했다”고 말했다.
안면윤곽수술중 하나인 양악수술은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을 함께 수술한다는 뜻으로 얼굴뼈를 재배열하는 복잡한 수술이다. 이 때문에 수술 후 후유증과 부작용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양악수술은 수능이 끝난 여고생, 취업ㆍ결혼을 앞둔 여성, 연예인 지망생들을 중심으로 한 해 5000여 명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악수술은 상악 치아와 하악 치아가 10㎜(1㎝) 이상 벌어져 음식물을 씹기 힘들거나 발음하기 어렵다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만 미용이나 성형 목적으로 수술을 할 경우 수천만 원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국내 병원계가 가장 눈독 들이는 수익원중 하나인 셈이다.
한 대학병원 내과전문의는 “성형외과들이나 치과의들이나 환자를 제품처럼 보는 시각이 문제”라며 “이번 여대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환자의 생명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