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걸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이에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실업자 감소 등 실질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백화점 3사의 명품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42억의 매출을 기록했고 현대백화점은 전년보다 72%, 신세계는 34% 매출이 신장했다고 한다.
이는 하반기 해외명품대전 중 역대 최고 실적이라고 한다.
반면,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군 매출은 크게 줄어 있었다. 이마트는 가공식품 전체 매출이 -2.1%, 롯데마트 지난해 상반기 동안 -2.9%를 역신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같은 현상에 대해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고소득자들은 점점 비싼 제품을 찾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반대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득 분야 역시 역시 부의 쏠림 현상을 나타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3년 기준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는 13만7558명으로 이들의 금융소득은 27조992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5억원을 초과하는 자산가는 3106명으로 전체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자의 2.3%였다.
이들은 이자소득 7395억원, 배당소득 4조5699억원 등 지난해 모두 5조3094억원의 금융소득을 거뒀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자가 벌어들인 전체 금융소득의 42.2%다.
상위 2%가 전체 신고자의 이자·배당소득의 절반가량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들의 1인당 연간 평균소득은 24억원이고, 금융소득은 17억1천만원이었다. 금융소득이 2천만원 초과∼3천만원 이하인 신고자의 1인 연평균 소득(금융소득+금융외소득)은 8900만원이었다. 금융소득 5억원 이상 자산가의 연평균 소득이 이들보다 27배나 많다.
공모주 시장도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으로 시중 자금이 몰렸다.
IPO(기업공개) 기업이 늘어나면서 양극화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80개에 달하는 업체가 상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28개, 2013년 40개 업체가 상장했던 것에 비하면 급증세다.
하지만 투자 자금이 주로 대형 공모주에 몰리는데다, 남은 자금마저 분산되면서 올해 상장을 준비하다 공모 일정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났다.
발광다이오드(LED) 부품업체 이츠웰 관계자는 “공모밴드를 7000원에서 7900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낮았다”고 연기사유를 밝혔다.
이밖에도 골든브릿지제2호스팩, SK제1호스팩등도 신고를 철회했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IPO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지만, 한정된 자금이 제일모직이나 삼성SDS 같은 큰 기업에 몰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자 학계에서는 정부가 통계 놀음을 통한 경제 낙관론을 버리고 소득분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부대 이성철 교수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부익부 빈익부 현상은 국민 간의 위화감을 조성해 자칫 경제회생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현 정권은 2000년대 초반 김대중 대통령이 시절 강봉균 청와대경제수석이 추진한 정책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살리기에 앞서 실질적인 실업자 감소에 힘을 써 실물경제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식이나 부동산 그리고 일부 고가품에 대한 수요만을 급증시킬뿐 생산적인 투자처로 돈이 돌지 않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