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격호·신동빈·신동주 총수일가 부자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신동부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일본 롯데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롯데상사의 대표이사, 제과회사인 롯데의 이사, 아이스크림 회사인 롯데아이스의 이사에서 해임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난 8일 임시주총을 열고 신동주 부회장의 이사 해임을 결정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또 8일 일본 롯데상사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신 부회장의 후임으로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롯데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올해 93세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 후계 구도에서 신동주 부회장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재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 예측해 온 후계구도는 일본롯데는 신동주 부회장이 한국롯데는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이 맡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신 부회장에 대한 인사를 보면 그간의 관측을 완전히 뒤엎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서 있다. 신동주 부회장이 주력 자회사 임원 해임에 이어 홀딩스의 이사에서도 해임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롯데그룹 경영승계 변동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라면서도 "신동주 부회장을 해임 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밖에는 없다. 결국 신 부회장이 아버지 눈밖에 나면서 입지가 축소됐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주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이유는 몇 가지 사안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재계는 해석한다. 신 부회장이 이끄는 일본 롯데 실적이 부진한 데다,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최근 1년 여 간 신 부회장이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며 동생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인 것에 대한 문책이라는 것.
최근 신동주 부회장이 지분을 늘린 롯데제과는 롯데쇼핑의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쇼핑의 또 다른 주주인 롯데칠성 지분도 갖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기준 총자산 91조6666억 원으로 국내 재계 서열 5위를 차지했지만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 규모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이사회의 결정 사항일 뿐이다. 신동주 부회장의 구체적인 해임 이유는 그룹 차원에서 알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들도 이번 사태를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유력 언론인 산케이 신문은 신동주 부회장의 해임을 '창업자 장남, 경영진에서 추방했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보도기사 |
[핫클릭]
·
신동주, 신격호 사람 쓰쿠다와 경영 대립
·
일본 롯데 날개 꺾인 신동주, 신격호 문책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