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두바이유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져 전년 고점 대비 절반 이상 하락했음에도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값은 리터당 15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석유제품 가격인하를 압박하고 나서고 있지만 정작 주유소 업계는 세금을 내려야 휘발유값 인하가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석유·액화석유가스(LPG) 유통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도 더디게 떨어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이유로 업계의 가격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동일한 지역에 소재하고 판매 조건이 유사함에도 주유소별로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곳도 조사됐다. 따라서 추가로 가격을 내릴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 등은 석유제품에 붙는 고정 세금 때문에 못내리고 있다고 성토한다.
우리나라는 유가가 치솟든 폭락하든 석유제품에 대해 고정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휘발유 판매가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월 49%에서 12월 말 56%까지 치솟았다.
휘발유에는 교통세(529원), 교육세(교통세의 15%), 주행세(교통세의 26%), 부가세(세후 가격의 10%)가 붙는다. 정부가 "유류세를 내려달라"는 업계의 요구를 반영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이날 간담회 참석전 기자들에게 "유류세가 내려가야 휘발유 판매가격도 내려갈 수 있다"며"정부가 세금을 내리지 않는 한, 제품가격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 유통마진이 큰 주유소들에 대해 김 회장은 "그러한 주유소들이 가격을 인하해야 할 부분은 있겠지만 폭리를 취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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