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징진지(京津冀=북경(北京), 텐진(天津), 허베이(河北)의 약칭) 자유무역지구’구상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허베이 성(河北省) 정부가 ‘허베이 성 신형도시화 규획’을 발표함에 따라 관련 주식들이 연일 급등세를 보였다. 중국 경제를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투기세력이 몰리고 있어 거품현상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핫머니 몰려
왕이차이징(網易財經) 등 중국매체는 지난달 26일 허베이 성 정부가 ‘허베이 성 신형도시화 규획’을 발표한 후 관련 우량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탕산강(唐山港)그룹, 바오슈어구펀, 창산구펀 등 관련 테마주들이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들은 모두 허베이 성 소재 상장기업들이다. 이들 중 지난주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기업은 탕산강 그룹이다. 이 그룹의 주가는 지난 주 26.86% 상승했다. 단기성 투기자금(핫머니)이 몰렸기 때문이다.
바오슈어의 주가도 지난주 25.23% 올랐다. 허베이 성에 여러 부동산과 건축계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바오슈어는 이번 허베이 성 신형도시화계획으로 투기세력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다.
또 다른 수혜주는 창산구펀이다. 스자좡(石家莊)에 위치한 창산구펀은 허베이 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의 자회사다. 지난 주 주가가 24.59% 상승했다.그러나 28일에는 오름세가 꺾여 탕산강 그룹은 9.62%의 큰 낙폭을 기록했고, 창산구펀도 0.34% 하락했다.
전문가, “거품현상 주의해야”
이에 대해 국내 금융 전문가는 “최근 징진지 도시화 계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기세력이 과도하게 몰리는 분위기”라면서 “가격이 한차례 급등한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 하향세를 보이는 거품 현상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허베이 성 정부가 추진 중인 ‘허베이 성 신형도시화 규획’은 ‘징진지 통합 자유무역지구’ 정책의 일부분”이라며 “텐진 자유무역지구와 허베이 자유무역지구가 통합된 ‘징진지 통합 자유무역지구’의 핵심지역은 허베이 성에 위치한 징탕강(京唐港)과 차오페이뗀(曹妃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지역은 환발해(環勃海) 지역의 원자재 수출입 중심지로서 석탄.철광석.석유.천연가스.식량.목재 등 원자재의 교역중심지이며 이들 원자재를 소비하는 텐진 자유무역지구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융자 및 금융리스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텐진 자유무역지구와 실물경제 위주의 허베이 자유무역지구가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26일 개최된 베이징·톈진·허베이(京津冀) 발전 좌담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언급한 바오딩(保定) 시의 중국판 세종시화 설도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이들 허베이 성 관련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그러나 그는 “다만 징진지 도시화 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투기열풍을 조장하고 있어 거품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내 투자자들의 해당 주식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당부했다.
“서울-인천-경기도를 통합하는 식의 의미”
한편 국내 중국 전문가는 “징진지 도시화 계획은 지난 2월 2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징진지 협동발전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발표한 내용”이라며 “베이징, 텐진, 허베이는 인구 1억에, 면적은 21.6만km2이다. 이 도시를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마치 서울과 수원, 인천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과 같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발전 동력을 주변지역이 나누어 갖되, 베이징의 치명적 약점인 환경문제, 인구문제, 교통문제 등을 주변도시에 분담시켜 보자는 의미”라며 “도시기능의 분산이란 목적에서 보면 결국 베이징과 텐진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도를 보면 베이징 경계선의 오목하게 파여진 부분이 허베이 성이다”고 설명했다.
▲ 사진출처: <旺e報> |
그는 “중국 정부는 베이징의 외곽에 위성도시를 건설하고 경전철을 연결할 계획이다. 베이징은 이미 포화됐다. 허베이에서 미래를 찾겠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빈부격차 해소 성공 모델 필요
또 “이번 도시화 계획은 정치적 의미도 강하다”며 “빈부격차가 심각한 중국 지도부에게 빈부격차 해소 모델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징진지 도시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징진지 지역의 역내 소득 격차는 매우 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경우 2012년 베이징과 톈진은 각각 1만4,027.23달러와 1만 5,129.04달러에 달했지만 허베이 성은 5,838.95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 평균 수준인 6,094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는 이어 “징진지 도시화 계획은 향후 중국 경제성장에 영향을 끼칠 전체 도시화 추진에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여 비중이 크다”면서 “베이징의 산업이 허베이 지역으로 이전하게 되면 거리가 가까운 랑팡(廊坊), 바오딩에 이어 탕산(唐山) 창저우(滄州) 등까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에 발맞춰 수도권 외곽을 연결하는 940km 길이의 순환도로를 내년에 개통키로 했다”며 “현재 53.7%에 머물고 있는 중국의 도시화율이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7조 위안(약1,225조원)의 내수확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형도시화 사업으로 10년 간 40조 위안(7,000조 원)의 투자가 유발돼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 토착화 전략 펴야
아울러 “만약 도시화 사업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면 인구 1억이란 거대한 내수 시장이 생기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이처럼 수출 중심에서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토착화 전략을 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한국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버리고 중국인 인재를 적극 고용해 받아들이고 서비스 강화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좋은 중국 기업’이란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인들은 문화적 욕구가 높은 편이어서 문화 마케팅 전략을 적극 구사해야 한다”며 “앞으로 서비스업, 영화와 같은 문화컨텐츠 산업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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