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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중공업, 정몽준 출마 때마다 광고비 폭증

2007년 328억원, 2008년(18대 총선) 618억원으로 2배 증가
2013년 12월 한달 동안 22억원 광고비 지출해 논란 야기

2014.04.02(Wed) 15:00:09

   


‘정몽준 돈 선거 의혹’은 사실일까 아닐까.현대중공업 광고비 급증 의혹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김황식·정몽준 서울시장 경선 후보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1일 김황식 후보가 ‘현대중공업 광고비 금권 선거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정몽준 후보는 흑색선전이라며 맞섰다. 김황식 후보 주장대로 현대중공업이 광고비 지출을 통해 정몽준 후보를 측면 지원했을까. 사실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선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비즈한국>은 김황식 후보 캠프에 금권선거를 입증하는 자료가 있는지 문의했다. 캠프 관계자는 “자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한국>은 2001년 이후 12년간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지출 내역을 상세히 알아봤다. 그 결과 국회의원 선거를 포함, 정 후보의 주요 선거를 앞두고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지출 비율이 급증한 사실을 확인했다.정몽준 후보는 2002년 대선 후보로 출마했으며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한데 이어 2014년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나선 상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1년 광고선전비로 114억 원을 지출했다. 정후보가 대통령선거에 나선 2002년 광고선전비는 131억 원으로 17억 원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약 15% 증가한 것.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현대중공업의 광고선전비는 감소했다. 2004년 113억 원, 2005년 101억 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런 추세는 2008년 들어 크게 달라진다. 2008년도는 정몽준 후보가 울산 지역구를 떠나 서울(동작구을)에서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 해다. 현대중공업의 2007년 광고비는 328억원이었으나 2008년 618억 원으로 290억 원이 증가했다.통상적으로 대기업들은 매년 연말 연초에 광고 예산을 짠다. 이때 영업 이익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익이 감소했는데도 광고비를 늘리는 기업은 현대중공업 같은 조선업종에서는 거의 없다. 설령 이익을 내도 현대중공업처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광고비를 늘리는 기업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광고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1년 9월 현대중공업은 100대 광고주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 2012년 1월 발표된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 자료에는 현대중공업이 99위로 총 8억3500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동년 2월은 26위로 총20억 원, 3월 25위로 26억 원으로 껑충 오른다. 주목한 점은 동년 4월 현대중공업의 광고비가 17억원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2월부터 3월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광고비가 4월 들어 갑자기 감소한 이유가 무엇일까. 2012년 4월은 정 후보가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룬 달이다. 정확한 선거 날짜는 4월 11일. 선거가 끝난 후 현대중공업의 광고비가 감소한 것이다. 4월 이후 6월, 8월, 10월 자료에서도 현대중공업의 광고비는 감소 추세였다.

정몽준 후보 출마 후부터 선거일 전까지 현대중공업의 광고비가 늘었다가 선거가 끝난 후 감소하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물론 광고비가 증가한 시기에 현대중공업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것이며 정 후보의 선거와 무관할 수 있다. 하지만 한두 해도 아니고 10년 넘게 똑같은 현상을 보여온 것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똑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2013년 12월 닐슨코리아에서 발표한 100대 광고주별 매체비 현황 자료에 의하면 현대중공업은 29위로 22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동년 10월과 11월에는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내역이 없었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광고비 지출이 100위권에도 못 미칠 정도로 미미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 그랬듯이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현대중공업의 광고비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의 창립일이 3월이다. TV광고 매체가 증가하다 보니 광고비가 증가한 것이지 최근 논란이 되는 대주주 지원 차원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같은 3월이어도 총선 등 주요 선거가 없는 해의 3월은 이번처럼 광고비가 증가하지 않았다. <비즈한국>은 현대중공업측에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광고비 증감 현상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요청했다. 현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정몽준 후보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10.15% 보유한 대주주다. 정 후보가 금권선거 의혹을 불식시키려면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온 현대중공업 광고비 급증 현상을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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