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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대 경제 개혁, 후폭풍 예고

‘정리해고 유연’ 노동계 반발 이어 군인 사학도 저항 클 듯

2014.12.23(Tue) 12:43:11

   
 

내년부터 근로자의 고용 해고가 올해에 비해 유연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5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이 벽을 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노동·교육·금융 부문을 개혁해 ‘사람과 돈’이라는 경제의 핵심 요소가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내년 중후반기에 사학연금, 군인연금 개혁안을 제시하고 우수 외국 인력 유치 차원에서 현행 비자제도도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30조원 규모의 신규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민간 투자사업 대상을 공공청사와 교도소 등으로 확대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주택 임대사업 육성에 세제·금융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을 끄는 점은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를 내수 활성화에서 구조개혁으로 전환한 것이다.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 중 노동개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의 효율을 제고하고, 노동시장은 유연성을 높여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부는 큰 방향만 제시했을뿐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내놓지 않은데다 주요 과제들이 대부분 이해가 맞물려 갈등이 예상된다.

◆노동시장 개혁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 화두로 ‘노동시장 개혁’을 들고 나온 것은 고용과 해고가 유연해져야 침체된 경제에 활력이 돌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정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경직성이 기업의 투자마인드를 떨어뜨린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 의도와 달리 노동시장 개혁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실제로 노사정위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가 진행되는 와중에 정부가 서둘러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추진 등의 입장을 밝혀 노동계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한국노총은 “일자리 확대를 빌미로 한 저질 일자리 양산 정책이며 자본가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노사정위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임금·근로시간·근로계약 등 인력운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파견·기간제 근로자 사용과 관련한 규제를 합리화하겠다는 것은 ‘약속 위반’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소통방식에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노동시장 개혁은 노·사·정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데 정부의 일방통행식 방법으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2015년 경제정책 발표 전인 19일 노사정위는 ‘원칙과 방향’ 합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연금시장 개혁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외에 군인·사학연금 개혁 로드맵도 제시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안이 여야 합의로 1월에 국회를 통과하면 추가 검토와 의견 수렴을 거쳐 6월엔 사학연금 개혁안, 10월엔 군인연금 개혁안을 각각 마련하겠다는 것. 문제는 개혁에 대한 저항이다. 공무원 연금도 저항이 거센데 군인과 사립학교 교원으로까지 연금 개혁 불길이 번지면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KDI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관심은 일자리 창출(32%), 경제 활성화(25.8%), 민생 안정(23.1%), 구조 개혁(14.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관심사는 일자리가 최우선이지 구조개혁은 뒷전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리해고를 보다 자유롭게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연금개혁을 서두르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KDI 관계자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현시점에서 구조개혁은 불가피하지만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IMF를 극복할 당시처럼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충고헀다.

문홍식 기자

moonhs@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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