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후진’ 논란과 관련해 12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국민에게 공식으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조 회장은 “저의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아버지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란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국토교통부와 검찰의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조현아를 대한항공 부사장은 물론 계열사 등기이사와 계열사 대표 등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제가 (자식) 교육을 잘못시킨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고객 서비스 매뉴얼을 보완할지에 대해서는 “무엇인가 잘못됐으면 늘 개선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 회장은 큰딸인 조 전 부사장의 향후 경영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이날 오후 3시 국토부의 사실관계 조사를 받기 전 그룹 총수이자 아버지로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과했다.
조 회장은 자신이 맡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는 공적인 자리인 만큼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올림픽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해 조직위원장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이륙 준비 중인 항공기를 후진시켜 사무장을 내리게 해 참여연대로부터 지난 10일 항공보안법 등과 관련해 검찰 고발됐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지난 11일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며 사건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출국 금지를 당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