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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물류시장 판도 어떻게 변할까?

물량 이동 불가피, 제값 받기 나서면 매각 장기화 우려

2014.03.31(Mon) 12:19:35

   


각종 자구노력에 나서 왔던 현대그룹이 끝내 국내 물류시장 빅 3에 자리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향후 택배와 물류시장 판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특히 국내 택배시장은 CJ그룹의 CJ대한통운을 필두로 (주)한진의 한진택배, 현대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등 빅3가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현대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가 매각될 경우 시장의 물동량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택배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른 시장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세다.

★현대그룹 계열사 재무등급 하락, 매각 난항

현대로지스틱스는 모기업인 현대그룹의 대북사업과 해운업, 현대증권의 금융업등 사업 전반의 재정위기로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안을 검토해 왔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가 순조롭게 매각될 경우 재무구조는 물론 현대로지스틱스에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글로벌, 현대로지스틱스 등으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미 현대로지스틱스를 비롯해 현대증권과 현대상선등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신용등급이 이미 부적격 수준으로 떨어져 직접적인 자금 조달 능력이 없는 만큼 향후 매각에 난항을 거듭할 수도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올 초 현대그룹 계열사가 줄줄이 신용등급이 하락되면서 회사채 발행조차 할 수 없어, 기업공개를 포기하고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지분 매각도 적정 가격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을 위해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 예비 투자자를 접촉하고 있다. 문제는 이미 모기업이 버린 자식을 누가 따듯하게 맞아 주겠냐는 점이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의 경우 CJ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지난해 인수 합병을 마쳐 여력이 없고, 삼성과 현대차그룹, 포스코등 대기업들의 물류사업 확대도 지난해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를 위한 행위로 비난을 받았던 상황★매각 따른 서비스 질 하락 우려, 시장 재편도 가속화

현대로지스틱스는 택배를 비롯해 종합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물류회사다. 현재 시장에 추정하는 매각 대금은 약 3000 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여기다 당장 매각설이 나오면서 향후 시장에서의 영업력 위축은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당장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의 물류 대행기업 선정에서도 매각설에 따른 조직력 약화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택배부분은 지난해 제값 받기에 나서 취급이 어려운 일정 부분 물량을 털어내 전체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상황이며, 여기다 올초 택배시장의 신규 물량도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고 모기업의 지원도 어려워 당분간 재정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물류시장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의 매각에 따른 두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사모펀드로 매각될 경우 현재의 경영진을 기반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다.이럴 경우 신규 투자가 시급하거나 확장성이 요하는 시장 물량 영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택배사업은 물량 증가에 따른 신규 물류센터 확보가 신속하게 이루어져 하는데, 모기업 없이 사모펀드에서 인수할 경우 독자적인 투자결정이 어려워 시장 확장은 어려워지게 된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대형 물량을 갖춘 제조 기업에서 인수하는 시나리오다. 이미 대한통운 매각 때 인수자로 거론된 포스코와 삼성그룹 등이 군침을 흘리고 있지만, 이들 대기업들이 새로운 인수기업으로 나설 경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란 여론 악화로 이어져 부담을 갖게 되면 매각 일정이 늦어질 수 도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대형 물량을 갖춘 기업들의 경우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동원그룹(동원로지스틱스), 한솔그룹(한솔CSN), 롯데그룹(롯데로지스틱스)등 중견 물류기업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인수전에 나설 경우 전체 물류시장의 물동량 이동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이며, 물류시장의 희비가 크게 갈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손정우 기자

jws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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