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조원을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을 구하기 위해 이 회사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이어 범 현대가인 KCC도 3000억원여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도 사재출연 및 자사주 매입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8월‘아산나눔재단’설립에 무려 2000억 원 규모의 사재출연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범 현대가는 공동으로 5000억 원 규모의 사회복지 재단을 만들었다. 이 재단을 출범하는데 정몽준 전 의원과 현대중공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재단 출범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KCC,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 범 현대가가 참여했다.
특히, 정몽준 전 의원은 현금 300억 원과 주식 1700억원 등 통 큰 행보를 보였다.
이밖에 그룹들 중에선 현대중공업그룹 6개사가 2380억 원을 출연해 가장 많았으며 그 외 그룹들이 380억 원을 갹출했다.
재단 설립을 위해 사재를 출연했듯이 현재 어려움을 겪는 회사를 위해 이번에도 정 전 위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경영난을 겪는 회사의 대주주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한국 경영 시스템 상 회사가 위기일 경우 총수 중심의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오랫동안 운영되고 있지만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를 극복할 강한 리더십과 총수로 복귀 여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최대주주로써 회사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면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진도 적은 수준이지만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지난 19일 각각 2억 원 규모의 주식(1719주, 1721주)을 장내 매수했다.
경영진의 주식매입에 대해 회사 측은“최고경영진의 주식 매수는 회사 정상화 및 주가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두 최고경영자가 주식매수를 결정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몽준 전 의원의 자사주 매입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정치인인 정 전 의원은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사재출연과 자사주 매입에 나설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