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소비 억제 여파로 ‘불황형 흑자’ 현상이 늘고 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38만원, 월 평균 지출은 341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득에서 지출을 뺀 월평균 흑자액은 97만4000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7만원(7.84%) 늘었다.
월 평균 가계 흑자는 지난 2011년 3분기만해도 70만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3년 만에 약 40% 가까이 늘어난 것.
3분기 가계소득은 2분기보다 5.6% 증가한 23만5000원이다. 근로소득이 20만원, 이전소득이 2만4000원, 재산소득이 1000원, 비경상소득이 1만6000원 늘어난 반면 사업소득은 6000원 줄었다.
월평균 지출은 5.1% 증가한 16만5000원으로 소비지출이 3.9% 증가한 257만6000원에 그친 반면 비소비지출은 8.5% 증가한 8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지출 항목별로는 교육비 9만3000원, 교통비가 2만원 증가했다. 반면 의류·신발은 3만8000원, 주거·수도·광열비는 3만4000원 감소했다.
가계가 소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소득-비소비지출)은 355만원으로 5.01% 늘어난 16만9000원이다.
가계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평균 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은 72.6%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만 해도 76~78%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2012년 경기부진 여파로 74.1%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74.5%, 2분기 73.3%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노후를 대비해 순자산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보육료 지출 등을 지원하면서 이전소득이 늘어나 흑자 규모가 커지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