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하엘 그룬트 대표(왼쪽)와 김건일 작가 |
독일계 화학 및 바이오 제약 기업인 한국 머크 (대표이사 미하엘 그룬트) 는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달력으로 한국문화 알리기’ 행사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2009년 시작돼 올해로 6번째를 맞이한다. 한국 머크 대표 미하엘 그룬트는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머크에 입사하기를 바라는 젊은이들에게 의미있는 화두를 던졌다. 다음은 미하엘그룬트 대표와 일문일답.
Q.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자점(퀀텀닷)’과 ‘OLED’를 앞세워 미래 TV 시장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머크는 차세대 TV를 주도할 기술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지목했는데 의미는.
A. 퀀텀닷의 경우 과거 세계 시장에서 TV 적용을 시도한 업체가 있었지만, 결과와 효용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소재가 카드늄 중금속을 사용해야 하는데 인체에 유해해 사용할 수 없다. 우리는 퀀텀닷 대신 '퀀텀 로드(rod)'라는 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퀀텀닷에 비해 물질의 특성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디스플레이에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 중이며, 한국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있어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OLED를 적용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아직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OLED가 점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본다. 미래에는 OLED 시대가 될 것이다.
Q. 머크는 1888년 세계 최초로 액정 물질을 발견한 이후 1904년부터 액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2011년 10월에는 본사 이외의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OLED 어플리케이션 연구소를 열었는데 증설 계획은 있는가.
A. 본사의 투자로 OLED 연구소를 유치했다. 앞으로 추가적인 투자는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고객의 수요와 니즈가 중요하다고 본다.
Q. 제약사들이 7월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실시된다. 머크의 전략은 뭔가.
A. 머크는 이 제도를 환영한다. 공정경쟁을 통한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머크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위해 회사 내 법을 준수하는 시스템 있다. 한국 제약 사업부 업무 지원을 위해 별도의 준법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도 채용했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며 사업을 펼칠 것이다.
Q. 머크는 LG생명과학 등 국내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국의 제약산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A. 한국의 제약사는 혁신 의약품, 희귀 의약품 보다는 기존에 출시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연장하는 경향이 강하다. 제약산업은 글로벌산업이다. 향후에도 국내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 해당 품목이 글로벌한 경쟁력 갖춘 상품인지 여부에 주안점을 두겠다.
Q. 한국 머크가 ‘달력으로 한국문화 알리기’를 통해 한국미술 알림 전도사로 나섰다. 이번엔 김건일 작가의 작품을 선택했는데 이유는.
A. 김건일 작가의 그림 중 ‘대나무 그림’이 맘에 든다. 이 그림의 경우 대나무숲이 340년 역사의 가족 기업 머크와 의미가 상통한다. ‘숲’은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변화’를 의미한다. 김 작가의 화법은 동일 현상도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매력적이다. 기존의 변화와 다른 ‘혁신’이다. 혁신은 하나의 시스템이 아닌 각기 다른 시스템의 경계에서 이뤄진다.
Q 한국 청년들 사이에서 ‘삼성’의 인지도는 매우 높다. 독일 젊은이들에게 ‘머크’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A 삼성은 완성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이다. ‘머크’는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의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삼성처럼 인지도가 높지 않다. 독일에서 머크는 ‘히든 챔피언’으로 특히 소재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편이다.
Q. 앞으로 한국머크에 입사를 원하는 이공계 한국 청년들이 많아질 것 같다. 이들이 갖춰야 할 점이 있다면.
A. 머크사는 산업 전분야에 소재를 다루는 기업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재를 찾고 있다. 머크사는 학벌이나 개인적인 능력보다 도전정신과 인성을 중시한다. 인성이 갖춰지지 않고 능력만 있을 경우, 조직에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인성이 갖춰지지 않은 직원은 머크사에 오래 머물기 어렵다.
Q. K-POP 홍보에 대한 얘기도 나왔는데,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있는가.
A. 나는 ‘싸이’ 정도만 알지만 우리 아이들은 K-POP을 더 잘 안다. 14살 아들과 10살 딸 아이 둘이 있는데 둘다 한국의 아이돌 가수를 좋아한다.
Q. 독일 교육과 한국 교육의 차이점을 꼭 찍어 말한다면.
A. 독일 교육은 18살까지는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요구하지 않는다. 본인이 정말 원하는 걸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한국의 학생들의 경우 현실과 타협해야만 하는 점이 안타깝다. 학생들이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볼 수 있게끔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