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모뉴엘의 위장수출 규모가 3조2000억 원대, 해외로 빼돌린 재산만 44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세관당국 조사결과 드러났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31일 모뉴엘 금융사기 범죄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박홍석 모뉴엘 그룹 회장과 임원 2명을 관세법 및 외국환거래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자금팀장 등 13명을 불구속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사건을 마무리 짓고 내주 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검찰이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박씨의 배임, 횡령, 뇌물수수 등 구체적인 범죄 행각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박 대표 등은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대를 3조2000억원 상당의 정상제품인 양 허위수출하고, 446억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 대표는 2007년 HT PC로 국내에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난에 봉착하자 거액의 사기대출을 받으려고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고, 수출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한 대당 8천만∼2만원인 HT PC를 120배인 미화 2350달러(한화 250만원 상당)로 허위 수출판매하고, 은행에 허위수출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실제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홍콩에 100만달러(약 10억5천만원)를 투입해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고,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을 반복하기도 했다.
세관은 "홍콩에서 허위의 내륙(Trucking) 운송장을 만들어 이를 은행에 제출하는 등 허위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피했다"고 전했다.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도 2012년 3월 중순부터 지난 6월 중순까지 76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이런 허위수출로 미화 8800만달러(약 927억7천만원)를 위장수출한 사실도 적발됐다.
현재 모뉴엘은 이런 수법으로 외환은행 등 10여개 은행에서 6745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박 대표는 국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하고, 이 가운데 446억원을 빼돌려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자금을 국내외 카지노에서의 도박 자금과 제주도 개인별장 구매, 연예기획사 투자, 개인채무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