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신혼부부가 서울에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28년, 수도권은 21년이 넘게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민은행, 통계청,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연말 기준으로 신혼 가구가 서울의 중간 가격 전세 아파트를 구하려면 28.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수도권은 이보다는 다소 짧은 21.1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기준 서울 17.2년, 수도권 12.6년보다 5년 만에 각각 11.3년, 8.5년이나 늘어난 것이다.
경실련은 이번 조사에서 남성 33세, 여성 29세의 전문대 이상 학력의 맞벌이 신혼부부가 월평균 425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9년 전문대 이상 맞벌이 신혼가구(평균 나이 남성 33세, 여성 29세)의 월 흑자액(가구 월 소득에서 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식료품 등 생활 필수 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은 97만원에서 2013년 말 82.6만원으로 약 18%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값은 서울과 수도권 모두 40%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세값 상승률은 전문대 이상 남성(30~34세)의 실질임금 상승률인 16%(월 197만원→228만원) 보다 2.5배 높았다.
경실련은 이를 두고 "소득 증가보다 전세금 상승속도가 훨씬 빨라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없이는 전세 아파트 마련이 불가능하다"며 "값싼 임대주택 공급과 주거보조지 지급을 확대하고 주택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