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 교수가 21일 한국을 방문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세계 4위 LED 전문기업인 서울반도체 기술 고문이기도 하다. 나카무라 교수는 서울반도체 연구원들과 차세대 LED 제품에 대해 의견을 나눈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나카무라 교수는 노벨상 수상 소감을 피력하는 한편 한국의 청년들에게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에서 꿈을 이룰 것”을 권해 눈길을 모았다.
일본은 1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많은 편인데 비결이 무엇인가.
-일본에는 작은 기업들이 많다. 한국은 대기업이 일본에 비해 강하다. 그 기업들이 전체를 컨트롤하고 있다. 하지만 10년 안에는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다. 한국은 노벨상에 가까이 왔다고 본다.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보는가. 그렇게 되려면 어떤 환경적 요인이 필요한가.
-특허로 회사에 돈을 벌어준 연구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예를 들면, 스톡옵션을 주어 나중에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나카무라 교수의 ‘미친 짓’이 화제가 됐다.
-개발 당시에 청색 LED를 징크셀레나이드(ZnSe)으로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통설이었는데 갈륨나이트라이드(GaN)을 이용했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미친 짓을 한다'고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미친 시도가 늘어날수록 노벨상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에서는 노벨상이 나오기 어렵다고 밝혔는데 이유는.
-대학 졸업 후 나도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었다. 개인사정으로 일본 도쿠시마에 있어야만 했다. 1979년 니치아화학공업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니치아화학공업은 TV 브라운관 등에 쓰이는 형광체를 제조하는 기업이었다. 매출 300억원의 작은 회사였다. 니치아화학공업 창업자에게 청색 LED를 개발하겠다고 했고 그가 물심양면으로 투자를 해줬다. 이는 작은 회사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기업 연구원은 샐러리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자유롭게 연구할 수 없고 보상도 없다. 일본에서 똑똑한 학생들은 대부분 작은 벤처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부족한 학생들이 대기업 입사를 원한다. 일본에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한국은 삼성과 LG 등 5개 대기업이 모든 경제를 컨트롤 한다. 실제로 노벨상을 받은 일본인은 학교를 제외하고 중소기업 소속이었다. 대기업에서는 상사가 많아 미친 짓을 할 수 없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미친 짓을 해야 한다.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때마다 상사의 승인을 받는 대기업에서는 노벨상이 나오기 힘들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기업을 선호한다. 반면 일부 창의력이 있는 학생 중에는 벤처기업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
-성공을 꿈꾸는 청년이면 작은 회사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안랩은 좋은 모델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안랩 같은 회사가 많아질수록 한국인의 노벨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서울반도체 기술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나.
-매 분기에 한 번씩, 1년에 총 4차례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를 방문해서 중앙연구소 연구원들과 LED 제품 개발에 대해 논의한다. 2010년부터 기술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공동 연구를 한지는 10년가량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