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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크림 합병, 푸틴의 노림수는?

러시아, 흑해 유전 등 알짜 자산 ‘꿀꺽’

2014.03.21(Fri) 15:14:10

   


지난 3월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크림반도 합병조약에 서명했다. 2013년 11월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EU(유럽연합)와의 협력협정 협상을 거부하면서 촉발된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크림반도 병합이란 결과를 낳은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는 12%, 러시아 증시는 14% 폭락했다. 지난 1월에만 러시아 정부가 예상한 올해 순자금 유출 규모 250억 달러의 절반을 넘는 17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아울러 서방의 거듭된 경고와 제제가 이어졌다. 이러한 대내외 압박에도 불구하고 크림반도 합병을 추진한 푸틴의 속내는 무엇일까.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에서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분열을 원하지 않는다”며 크림반도 이외의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정세 보인 글로벌 주식 시장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주식시장은 반색했다. 런던 FTSE 100 지수는 전일 대비 0.56% 상승한 6605.2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67% 오른 9242.55, 프랑스 CAC40 지수는 0.97% 상승한 4313.26에 마감했다. 뉴욕 증시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22포인트까지 상승했던 다우종합지수는 88.97포인트(0.55%) 상승한 1만6336.19에 마감했다.

월가의 시장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합병 대상을 크림반도로 분명히 제한함에 따라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안도감을 느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리스크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여겨졌던 유럽의 천연가스 시장도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국내 경제 전문가는 “다행히도 유럽의 가스 공급을 나타내는 영국 지표 NBP는 100만 BTU당 10달러 전후로 안정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유럽의 가스 재고량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유럽의 가스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정도 많아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 해도 최소 6주는 버틸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유럽은 약 25%의 천연가스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또 독일은 석유의 약 1/3을 러시아에 의존한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들여오는 농산물도 수출창구인 크림반도가 막힐 경우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서방국가의 경제제재가 대규모로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금융시장의 붕괴와 경제침체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유럽에 천연가스와 원유, 식자재등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 러시아가 경제제재에 대한 반발로 공급을 끊는다면 유럽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커지는 러시아 경제

그는 “앞서 언급한 러시아의 유럽 경제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 때문에 서방국가의 경제 조치는 솜방망이에 불과했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국제법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결국은 경제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서방의 거듭된 경고와 제재, 그리고 식료품이나 물, 전기 등 필수 인프라의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 크림을 껴안을 경우 짊어져야 될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한 이유는 결국 남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흑해 유전(油田) 등 알짜 자산을 포함한 크림반도 경제가 러시아 품으로 편입될 것이어서 이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경제 권역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방국가들의 대 러시아 제재 수위의 정도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이미 크림반도 내 국영자산이 친러시아 세력에 의해 점거당한 상태로 결국 모스크바의 통제권 안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또 러시아가 눈독들이고 있는 자산은 흑해 유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회사인 체르노모르나프토가스와 우크라이나의 주요 환적(換積) 시설 중 하나인 페오도시아 석유 터미널 등이다. 이 중 페오도시아 터미널은 흑해를 통해 들어이외에도 과거 옛 소련 시절 여름 캠프로 사용된 아르텍이나 크림반도 해안에 위치한 호텔, 요양원 등 우크라이나 행정부 국영자산들도 러시아로 넘어갈 것이 분명하다.

“미-러 갈등 커지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

크림반도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크림반도 병합으로 인해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된다면 악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전문가는 “크림반도 병합 리스크가 장기화돼 국제유가가 10% 상승하게 되면 한국 GDP는 0.2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중국경제 악화 우려까지 겹칠 가능성이 높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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