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됐던 KT ENS 직원 등이 저지른 사기대출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KT ENS 김모 부장과 통신기기 업체 아이지일렉콤 대표 오모씨, 컬트모바일 대표 김모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제출하는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은행 16곳에서 463회에 걸쳐 총 1조8335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김 부장은 엔에스쏘울 대표 전모씨와 중앙티앤씨 대표 서모씨 등 업자들로부터 휴대전화 단말기를 납품받아 해당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 ‘세븐스타’에 양도한 것처럼 속여 이 채권을 담보로 대출받는 수법을 쓴 것으로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대출받은 돈의 일부는 은행에 갚았지만, 약 2900억원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김 부장은 2009년 전씨에게서 ‘서류 위조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잘 처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엔에스쏘울 명의의 법인카드를 받아 6221만여원을 결제해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부장은 2007∼2008년에도 전씨로부터 ‘납품과 대금 결제 과정에서 편의를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10여 차례에 걸쳐 1억2280만원을 송금받기도 했다”며 “김 부장은 경찰 조사에서 ‘대출받은 돈을 전씨와 서씨에게 넘기고 수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달 16일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대출 사기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전씨는 수사 직전 홍콩으로 도주한 뒤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