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주택을 마련하려면 최저임금을 36년 가까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OECD·IMF 통계와 국제 주택마련 가능성 조사 보고서, 국민은행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서울의 주택 중간가격(약 4억4000만원)은 1인당 GDP(약 2485만원)대비 17.7배로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주택 중간가격은 그 해 거래된 매매 사례의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해외 주요 도시 주택 중간가격은 런던 13.6배(약 5억5500만원/약 4070만원·이하 원 단위 환산), 밴쿠버 12.9배(약 6억9600만원/약 5406만원), 시드니 11.2배(약 7억5000만원/약 6687만원), 뉴욕 7.6배(약 4억2000만원/약 5507만원), 도쿄 6.5배(약 2억6800만원/약 4098만원)로 모두 서울보다 낮았다.
최저임금을 모아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을 비교했을 때도 서울에서 집 마련하기가 다른 도시에 비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중간가격 주택 1채를 마련하려면 최저임금을 35.9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뉴욕 27.4년, 런던은 27.2년, 시드니 24.1년, 도쿄 21.6년보다 긴 기간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하면 2000년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유발된 국제 금융위기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결국 국민의 생존권은 위협받고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확충, 저렴한 공공아파트 공급, 과표 정상화 등을 통해 경제의 독인 부동산 거품을 제거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또 부동산 거품을 유발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