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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애마 수난사

1982년 BMW 충돌, 2004년 마이바흐 문짝 강타 2012년 재규어 추돌

2014.03.20(Thu) 10:20:09

   
▲ <비즈니스위크>표지 촬영에 응한 이건희회장


<<스피드광으로 알려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애마 재규어 (XJ SUPER EIGHT)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이 회장은 탑승하지 않았다.2일 오전 10시 40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늘푸른 오스카빌 앞 도로에서 신갈 방향으로 달리던 라세티 차량이 앞서가던 이회장 소유의 재규어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삼중추돌사고가 발생했다.사고는 2차선을 달리던 라세티 차량이 1차선으로 끼어드는 과정에서 재규어 차량을 들이받고 그 뒤를 따르던 25t 덤프트럭과 추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라세티 차량운전자와 재규어 차량 운전자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회장의 재규어는 뒷 범퍼 등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위의 내용은 2012년 11월 2일 국내 모 언론사가 보도했다가 곧바로 삭제한 기사 전문이다. 이 기사는 왜 삭제됐을까.

재규어 사고 보도 직후 삭제돼

이건희 회장 소유 차량이 사고를 당했다는 보도는 10년 전에도 있었다. 2004년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차장에서 1000만원 아반떼 승용차가 10억 상당의 이건희 회장 애마 ‘마이바흐 62’를 찌그러뜨렸다는 기사였다. 당시 사고 경위는 이랬다.아반떼 승용차 조수석에서 어린이가 내리면서 옆 차와의 좁은 공간을 확인하지 않고 문을 힘차게 문을 열었다가 마이바흐의 문짝을 강타했다. 뒤늦게 대형사고(?)를 감지한 아이의 아버지가 사색이 되자 이회장의 비서가 상부에 보고 후 일단 돌려보냈다. 이 사고로 이회장이 아반떼 운전자로부터 차량 수리비를 받았는지 여부는 보도되지 않았다. 보고를 받은 이회장이 아이의 실수로 여기고 너그럽게 용서이 기사는 삭제되지 않고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된다. 하지만 용인에서 발생한 이회장의 재규어 차량 사고는 기사가 삭제된 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통상적으로 유력 언론사일수록 기사 삭제는 좀처럼 하지 않는다. 이회장의 재규어 차량 사고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는 유력 언론사에 속한다. 물론 기사 내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을 땐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비즈한국> 취재 결과 이회장 재규어 차량 사고 기사는 단 한 점의 오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기사가 왜 삭제됐을까. <비즈한국>은 당시 사고 소식을 단독 보도한 A기자를 찾아 경위를 물었다. 다음은 A기자와의 일문일답-2012년 11월 2일 발생한 이건희 회장 재규어 차량 추돌사고를 보도한 적이 있나.

“보도했다. 내가 담당한 구역을 루틴 체크하던 중 외제차 추돌사고 소식을 들었다. 재규어 차량 소유자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뉴스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기사 작성 후 송고했다”

-그 기사가 삭제된 상태다. 이유가 궁금하다.

“왜 삭제됐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사고 뒤 어떻게 됐나. 가해차인 라세티 운전자가 상당한 액수의 변상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회장측과 어떻게 합의했나.

“모른다. 그 부분까지 취재하지 않았다.”

경찰관계자 “이회장 소유 차 맞다”

<비즈한국>은 A기자에 이어 당시 사고를 담당한 용인경찰서 관계자를 찾아 물었다.-사고를 당한 재규어 차량의 소유자는 누군가.

“삼성 이건희 회장 소유 차다.”

-사고 당시 차에 이건희 회장이 타고 있었나.

“이회장은 없었다.”

-그럼 운전자가 누군가.

“밝힐 수 없다.”

-사고로 재규어 차량 운전자가 다친 걸로 알고 있다.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경상이다. 크게 다친 것은 아니다.”

-합의는 어떻게 되었나.

“노코멘트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경찰 관계자는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이 추돌사고는 대략 7가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첫째 이건희 회장 소유의 차량을 누가, 왜 운전했나. 둘째 피해차량 수리비는 어느 정도 견적이 나왔나. 셋째 가해자와 합의 여부. 넷째 재규어 차량의 보험사는 어디며 보험 처리 결과. 다섯째 재규어의 현재 상태 여섯째 이회장이 여전히 그 차를 타고 다니는지 등이다. 삼성그룹 주변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과거 죽을 뻔한 교통사고를 당한 후 사고 차량에는 두 번용인 에버랜드에는 1998년 5월 개관한 삼성화재교통박물관이 있다. 인근에는 이건희 회장이 애용하는 스피드웨이가 있다. <비즈한국>은 삼성화재에 당시 사고 뒤처리에 대해 문의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혹시 찌라시에서 봤나”고 되물었다. 이에 “찌라시가 아니고 경찰에서 확인한 ‘팩트’다. 이회장 소유 차량을 삼성화재에서 담당하지 않나. 보험 처리 결과가 어떻게 되었나”고가해차 운전자는 그 뒤 어떻게?

이 회장 소유의 재규어 XJ-SUPER EIGHT은 4000cc급 8기통으로 국내에선 보기 드문 최고급 세단이다. 재규어 딜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차종은 10년 전에 단종됐으며 당시 차량 가격이 1억원이 넘는다는 것.

이런 차를 들이받은 라세티 운전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자동차보험 전문가들은 “교통 법규 위반 상황에 따라 과실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차선을 끼어들면서 옆으로 받았으면 과실이 7대 3이지만 뒤에서 받았으면 100% 가해자의 과실이라는 것. 이 경우 라세티는 운전자는 재규어 차량 수리비는 물론 랜터 비용까지 물어줘야 한다. 뒤따른 덤프트럭까지 사고나게 했으니 덤프트럭 수리비에 영업손실2004년 코엑스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와 용인에서 발생한 추돌 사고는 차원이 다르다. 전자는 아이의 실수로 인한 단순 접촉 사고이고, 후자는 25t 덤프차량이 뒤를 이어 추돌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보고를 받은 이회장이 가해차인 라세티 운전자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렸는지 선처를 했는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최윤정 기자

you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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