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 병력을 증파한 직후, 러시아 루블화 값이 미국 달러와 비교해 36.50루블로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CBS에 출연해 “경제적으로 러시아를 고립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 루블화 값 폭락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대러시아 전략이란 것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3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시장의 압박과 미국이 주도한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푸틴이 잃을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두고 서방과 대치할수록 원유 값이 오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루블화 가치가 추락하는 일도 푸틴에게 나쁘지만은 않다”며 “비싸진 에너지를 수출하고 받은 달러나 유로화를 값이 떨어진 루블화로 바꾸면 액수가 더 불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러시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이다”라며 “지난 3일 기준으로 영국 북해산 원유 값이 배럴당 110달러 선을 넘어선 가운데 원유 값이 배럴당 110달러 선을 웃돌면 러시아 경제가 활력을 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의 금융거래가 러시아 경제의 최대 약점이다. 우크라이나 외채 13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43조원 가운데 절반이 러시아에서 빌린 돈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채권자들이 바로 러시아 시중은행들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 러시아 몇몇 시중은행들이 부실화할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우려가 시장 참여자들이 러시아 루블화, 주식, 국채 등을 처분하고 있는 이유”라며 “러시아가 자본 이탈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