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한국전력이 18일 오전 현대차그룹을 삼성동 부지 인수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삼성전자를 누르고 10조5500억원을 들여 한국전력 부지 일반 경쟁입찰에서 낙찰자로 최종 선정됐다.
10조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하게 된 한전은 이 자금을 부채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날 오전 10시에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를 통해 입찰정보를 전달받고 입찰보증금 납부 여부 등 적격여부를 심사한 후 현대차그룹을 인수대상자로 선정했다.
축구장 12개 크기(토지면적 7만9341㎡)의 한전부지는 한전 부지는 감정가만 3조3346억원으로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한전은 지난 17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계열사로 구성된 현대차그룹컨소시엄과 삼성전자가 부지 입찰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당초 응찰가격은 4조 원을 훌쩍 넘어 5조 원대까지 예상됐는데, 현대차그룹은 이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10조 5500억원을 써내 한전 부지의 새 주인이 됐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 참가한 삼성전자의 입찰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이 부지매입 비묭에만 10조원 이상이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총 16조원 안팎의 비용이 한전 부지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인수한 한전 부지에 본사와 컨벤션 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또 부지 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립비 등은 입주 예정인 30여 개 계열사가 8년 간 순차적으로 분산 투자할 예정이어서 계열사들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현대차그룹과 26일까지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1년 이내에 3회에 납부받을 계획이다.
한전은 부지 매입대금을 우선 부채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쓴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107조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한전은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17년까지 14조7000억원을 줄일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으로부터 10조원 이상을 받게 됨에 따라 향후 재무구조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전 땅값 만으로도 줄여야할 부채 대부분을 줄이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