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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희망임대리츠 중단, 하우스푸어 반발

2014.09.15(Mon) 17:18:23

   
 

박근혜 대통령의 주거복지 공약사업으로 시작한 하우스푸어 구제 정책이 불과 시행 2년만에 중단을 예고하면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하우스푸어 계층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하우스푸어란 과도한 대출금 상환 부담으로 인해 집을 갖고 있지만 빈곤하게 사는 사람을 말한다.

◆ 탁상행정 오명 불가피

박근혜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택가격 하락과 거래 침체, 대출금 부담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어나자 하우스푸어 지원 정책을 공약 사업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조기 사업중단으로 탁상행정이란 오명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측은 15일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하우스푸어 주택을 매입, 임대주택으로 운용하는 ‘희망임대주택리츠 사업’을 현재 진행 중인 3차를 끝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희망임대주택리츠는 지난해 2013년 6월 처음 실시된 희망임대주택리츠 사업을 통해 지난 7월부터 3차 사업으로 1000가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사업 때는 총 500가구 매입에 1100여가구가 신청해 최종 509가구를 매입했으나 주택거래가 늘기 시작한 2차에서는 신청자가 800여명으로 감소하면서 목표물량(500가구)보다 적은 398가구를 매입하는데 그쳤다.

1, 2차 주택 매입으로 투입된 돈은 총 2553억원으로 이 가운데 70% 정도가 국민주택기금에서 지원됐다.

올해 추진하는 3차 사업은 주택 매입 대상을 전용 85㎡ 초과 중대형으로 확대해 전용 85㎡ 이하 700가구, 85㎡ 초과 300가구 등 총 1000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신청접수 결과 전용 85㎡ 초과는 목표 가구보다 220여가구 많은 521가구가 신청한 반면 전용 85㎡ 이하는 689가구만 신청해 미달이 발생했다.

국토부는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우스푸어가 감소한데다 무주택자들과의 형평성 논란, 주택 매입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하우스푸어의 주택 매입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에 따르면 앞서 1, 2차 사업으로 매입한 주택의 29%는 담보대출 비율이 50% 이하여서 하우스푸어 주택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대출이 한 푼도 없는 경우도 45가구나 됐다.

공약 발표 초기부터 따라다닌 '집 부자'에 대한 정부 지원의 정당성과 도덕적 해이 문제, 무주택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컸다. 결국 불과 2년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 날벼락 발 동동

국토부에 따르면 8월 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1%, 전세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하지만 주택산업연구원에서 올해 3월 발표한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하우스푸어 체감가구는 지난해 248만 가구로를 기록해 2012년 대비 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은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희망적인 증거이지만, 하우스푸어 체감가구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아직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정부의 중단 예고에 하우스푸어들은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금 집값이 상승하고 있어 지원 대책을 중단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원금과 이자 상환에만 매월 300만 원이 넘는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정부 정책에는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집값 올랐다고 은행 대출금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집 소유로 인한 지출은 같다. 그렇다고 원히는 가격에 팔지 못하고 실제로 팔려면 호가에 한참 떨어져야 살까말까하는 게 하우스푸어 현실이다”며 “처음부터 무주택자들과 형평성이 있는 정책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래도 이를 헤아리는 정책을 내놓는 게 정부의 존재이유다”라고 성토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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