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북한이 지난 25일 공개한 신형 구축함 ‘최현호’의 기능과 구성이 심상치 않다. ‘최현호’는 북한 최초의 5000톤 급 이상 전투함으로 위상배열(Phased Array)레이더, 함대공 미사일, 그리고 미사일 수직발사대(Vertical Launching System) 등을 북한 해군 최초로 현대적 기술이 들어간 전투함이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외양이 러시아나 북한 전투함보다는 오히려 대한민국 해군이나 미국 해군이 운용 중인 구축함과 매우 닮아 보인다. 심지어 북한은 이 배의 함번을 미 해군의 핵심 전력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와 동일한 DDG-51로 정했다.
북한 신형 구축함 최현호는 얼마나 위협적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 배가 실체가 없거나 혹은 장비 자체가 빈 깡통인 보여주기식 구축함이라고 비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나름대로 근거도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최현함 사진을 보면 선체 곳곳에 페인트를 다시 칠한 흔적이 보이고, 이 흔적이 곳곳에 얼룩이 진 것처럼 돼 있다. 배를 건조하고 조립-용접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과, 사람 손으로 덧칠을 하다 보니 생길 수 있는 현상이다.
배의 형상도 문제가 많다. 형상은 마치 우리 해군의 대구급 호위함이나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비슷하지만 함교 아래에는 동그란 현창(Porthole)이 설치돼 있다. 현대 전투함은 화학무기 대비를 위해 내부 공기 순환장비가 완비돼 있는데, 공기 순환장비의 성능부족이나 혹은 고장에 대비한 구식 설계라고 할 수 있다.
배의 구성도 문제가 많다. 최현호의 경우 127mm 함포, 30mm 기관포 이외에 최대 106발의 미사일을 수직발사대 및 경사 발사대에 탑재하고 있다. 비슷한 크기인 일본 모가미급 구축함의 6배,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의 1.8배 달한다. 미사일의 종류도 적 항공기, 미사일, 선박, 지상 표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8종류의 미사일을 갖췄다.
무조건 배에 무장과 미사일이 좋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북한 군함 역시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다. 바로 배의 성능 중 필수적인 ‘작전 능력’, 쉽게 말해서 한번 출항했을 때 연속으로 작전하는 능력이 크게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함선의 대부분을 미사일 수직발사기로 채워놓고, 250여 명의 승조원을 태우는 최현함은 연료 및 물자 탑재능력이 비슷한 크기의 다른 군함보다 턱없이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모가미급 호위함이 8000해리, 러시아의 어드미럴 고르시코프(Admiral Gorshkov)급이 4800해리인 것을 고려하면 최현호의 항속거리 및 작전지속능력은 우리 해군의 PKG(Patrol Killer Guided-missile) 수준인 2000해리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즉 한 달을 항해할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운 수준의 열약한 성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최현함이 아무 쓸모없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비정상적인 기능과 낙후된 제작기술로 정상적인 임무는 불가능하지만,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기능을 몆 가지 갖춘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 가능한 미사일을 22발 장착했다는 것이다. 후방의 대형 수직발사대에 10발의 화성-11ㅅ 파생형 함대지 탄도 미사일을, 전방에 12발의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이 두 미사일 모두 북한이 ’김군옥 영웅함‘ 등 잠수함에 탑재를 준비하고 있는 미사일이다.
왜 잠수함이 아닌 수상전투함에 전술핵 미사일을 탑재했을까? 북한의 의도는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 번째 잠수함을 사용한 핵 공격능력의 치명적 약점인 ‘지휘/통제의 어려움’을 수상전투함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기습 공격이 가능하므로 치명적이지만, 물속에 숨어있는 잠수함에게 핵 공격 명령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다.
잠수함에 실시간으로 공격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초장파(VLF) 통신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도 아주 얕게 잠수한 잠수함만 통신이 가능하고, 초장파 통신 안테나는 너무 크기 때문에 전쟁이 나면 쉽게 파괴될 수 있다. 반면 수상전투함의 경우 항상 본부와 통신을 유지할 수 있어 명령하달과 작전에 유리하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우리 군과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 구축함 최현호의 출항에 항상 긴장해야 하는 ‘현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진수식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에서 한미연합 훈련의 압박을 해결하는 데 최현호의 역할을 기대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우리 군의 전력으로 최현함의 전술핵 공격을 쉽게 막아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최현함의 방어능력이 상당하여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공 미사일의 경우 32발의 ‘북한판 토르(Tor)’ 미사일이 전방 수직발사대에 있고, 후방에는 ‘북한판 판쉬르-ME’ 근접방어시스템(CIWS)가 1기 있다. 둘 다 20km 밖의 적 항공기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여기에 신형 함대공미사일 12발이 탑재돼 40km 이상 떨어진 원거리의 항공기 요격 능력도 갖추어 대공 방어능력이 강력한 편이다.
최현함에는 16발의 ‘북한판 스파이크 NLOS’ 미사일이 좌우측 선체에 있고, 2문의 30mm 기관포도 같이 설치돼 있다. 북한판 스파이크 미사일은 광섬유로 유도돼 20km 이내로 접근하는 소형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특히 ‘벌떼 공격’을 하는 무인 자폭보트(USV)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한 무인 자폭보트의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최현함에 부여한 셈이다.
우리 군은 최현함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춘 군집·AI·고속 무기를 새롭게 확보해 최현함이 방어 불가능한 대함 공격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른바 ‘벌떼 공격’ 혹은 ‘포화 공격’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개발중인 중형대물타격무인기와 크기와 성능은 비슷하지만, AI 능력과 대함 공격용 탐색기를 갖추는 인공지능 중형 대함타격무인기(가칭)의 확보가 필요하다. AI 무인기의 경우 대함 미사일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어, 북한 최현함의 대공 방어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으면서도 저렴한 저가형 고속 대함무기확보에 나서야 한다. 마침 유럽 시장에서 수출형 무기체계로 제안 중인 천무 다연장로켓용 대함미사일 CTM-MR이 고속 비행능력과 낮은 가격을 동시에 갖췄다.
우리 군의 함정 및 전투기에 공대함 및 함대함 CTM-MR을 탑재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CTM-MR 미사일을 이스라엘 IAI사의 램페이지 미사일처럼 전투기에 탑재하도록 개량한다면 우리 KF-21의 수출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석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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