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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10년 먹거리] '키울까, 줄일까' GS리테일 신사업 고민 커지나

2018년부터 신사업 발굴 나섰지만 실적 부진, 허서홍 대표 취임에 포트폴리오 재편 가능성도

2025.04.24(Thu) 13:37:21

[비즈한국] 코로나19를 겪으며 유통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최근에는 고물가와 내수침체 등으로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유통시장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고심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주요 유통기업이 꺼내든 신사업 카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향후 성장 전망 등을 분석한다.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GS리테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2018년부터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사진=최준필 기자


#GS리테일 ‘편의점 성장세 꺾이기 전’ 서둘러 신사업 발굴 나섰지만

 

승승장구하던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4856개로 집계되며 전년(5만 4875개)보다 줄었다. 1988년 국내에서 편의점 사업이 된 이래 처음으로 편의점 점포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들어선 데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실적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2월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해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편의점 사업 의존도가 높은 GS리테일에도 위기감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증권가에는 올해 1분기 GS리테일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부분은 편의점 사업부 부진”이라며 “사업부 효율화와 동시에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 내실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점포 매출액을 올리는 형태의 사업 방향성을 꾸준히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GS리테일은 2018년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어바웃펫을 인수하며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사진=어바웃펫 공식 블로그

 

GS리테일은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준비에 나선 바 있다. 허연수 전 GS리테일 부회장은 2015년 GS리테일 대표 취임 후 신사업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허 전 부회장이 수장 자리에 오른 뒤 GS리테일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꼬리표까지 붙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 육성에 힘을 실었다.

 

시작은 펫 사업이었다. GS리테일은 2018년 반려동물용품 쇼핑몰 어바웃펫을 인수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0년에는 반려동물용품 제조·도매 업체인 여울, 옴므를 흡수합병했다. 2021년 펫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반려동물 전문몰 ‘펫프렌즈’를 사모펀드와 함께 공동 인수했다. 동물병원 경영지원회사 아이엠디티에도 25억 원을 투자했고, 반려동물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2021년에는 약 3000억 원을 투자해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 지분 30%를 인수했다. 코로나19로 퀵커머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였다. 2022년에는 550억 원을 투자해 푸드 스타트업 ‘쿠캣’을 인수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GS리테일이 신규 투자 및 인수한 기업은 1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그룹 4세인 허서홍 대표가 GS리테일의 새 대표로 취임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허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허서홍 체재 본격화, 신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 들어갈까

 

문제는 신사업 부문의 성과가 아직까지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바웃펫은 2018년 GS리테일에 인수된 후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어바웃펫의 매출액은 284억 원 수준이며, 당기순손실은 1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어바웃펫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54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상태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에도 어바웃펫에 15억 원을 지원했다. GS리테일은 어바웃펫과 200억 원 한도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대여해준 금액이 185억 원에 달한다. 

 

엔데믹과 함께 배달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요기요도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요기요는 2022년 1116억 원, 2023년 655억 원, 2024년에는 43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GS리테일의 위대한상상 지분 30%의 장부 금액(기업가치)은 435억 원으로 전년(1341억 원)보다 68%가량 줄었다. 쿠캣도 적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쿠캣은 지난해 매출액은 372억 원, 영업손실액은 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수년간 실적을 내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던 GS리테일의 신사업이 올해부터는 대대적인 재정비 작업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GS리테일의 본업인 편의점 사업에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부문은 매출액이 8조 66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946억 원으로 전년보다 10.9% 감소했다. GS리테일의 전체 매출 중 74.5%가 편의점 부문에서 발생하는 만큼 편의점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회사 실적과 직결된다. 지난해 GS리테일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3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1% 감소했다.

 

허서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쿠캣’과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의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특히 지난해 11월 그룹 4세인 허서홍 대표가 GS리테일의 새로운 수장 역할을 맡으면서, 그간 벌여 놓았던 신사업에 대해 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허 대표가 최근 임직원 및 주요 경영진에게 내실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알려지는 만큼,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빠르게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허 대표가 쿠캣과 위대한상상의 등기임원직에서 사임했다는 점도 투자 기업 포트폴리오 재정비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허 대표는 지난해 2월과 4월에 쿠캣과 위대한상상의 등기임원으로 합류했으나 작년 연말 모두 사임했다. 올해 3월에는 2022년 GS리테일이 인수한 에스테틱 기업인 휴젤의 기타비상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신사업 담당 총괄이 등기임원을 맡는 형태로 운영됐는데, 신사업을 담당하는 분이 새로 오게 돼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기업에 대한 매각이나 지분 축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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