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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최상목도 샀다는 30년 만기 미국채, 지금 사야할까

자본이익과 환차익 동시에 챙기는 '안정적 투자처'…금리·환율·세금 등 복합 요소 충분히 따져봐야

2025.04.21(Mon) 16:09:49

[비즈한국]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약 1억 9712만 원 상당의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환율 안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 수장이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이익을 얻는 자산에 투자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장관 최상목 탄핵소추 사건’ 청문회에서 “금융기관의 추천에 따라 매입한 것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꼼꼼히 점검하지 못했다”며 “개인적인 문제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미국 국채는 금리와 환율 흐름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안정적이지만 복합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변수도 많아 투자 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16일 국회 출석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이 사례는 정책 책임자의 자산 보유 방식에 대한 윤리적 논란과는 별개로, 최근 국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관심이 커지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금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며, 장기 국채에 대한 투자 타이밍을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늘었다.

채권 투자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수익(표면금리)이고, 다른 하나는 자본 손익이다. 자본 손익은 채권을 만기 이전에 팔 때 발생하며,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채권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기존 고금리 채권의 매력도가 높아져 가격이 오르고, 반대의 경우는 가격이 하락해 손실로 이어진다.

특히 미국 국채처럼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화에 따라 가격이 더 크게 움직인다. 이는 ‘듀레이션(Duration)’​이라는 지표로 측정되는데, 이는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의미한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수익 기회도 크지만,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

여기에 환율이 변수로 작용한다. 미국 국채는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동시에 지닌다.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 하락) 환차익을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만기까지의 이자와 원금을 달러로 돌려받더라도, 환율이 떨어지면(원화 강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즉, 금리와 환율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 투자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를 경기 둔화기나 금리 하락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는다. 경기가 하락하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자금은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안전자산으로 몰린다. 이 과정에서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기채는 금리 하락의 수혜 폭이 더 크기 때문에, 현재처럼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질 때는 더욱 유리한 투자처로 부각된다.

또한 미국 국채는 국가가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사실상 없으며, 1년 이하의 단기물부터 30년 이상의 초장기물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투자자의 운용 목적과 기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정기예금과는 다른 점도 있다. 예금은 중도 해지 시 약정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채권은 시장 상황이 유리하면 중도 매도만으로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금리나 환율 흐름을 잘못 예측하면 손실 가능성도 있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증권사를 통해 직접 채권을 매수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ETF(상장지수펀드)나 채권형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다.

직접 매수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고, 채권을 보유하면서 수익구조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다. 다만, 듀레이션, 금리, 환율, 유동성 등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ETF나 펀드는 전문가가 운용하지만,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고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 구조가 달라진다.

예컨대, 환헤지형 펀드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환차익 기회도 사라진다. 반면 비헤지형 펀드는 환율 상승 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원화 강세 시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투자 성향에 따라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

미국 국채는 분명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다. 특히 고금리 국면 이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기채를 활용한 자본이익 전략도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타이밍’인지에 대한 판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리와 환율, 세금, 투자 목적까지 고려한 자기만의 전략 수립이다. 단순한 추종보다, 리스크에 대한 이해와 대비가 선행돼야 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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