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한국 찾은 '외국인 환자' 역대 최다, 만족도 낮은 까닭은?

코로나 회복 이후 117만 명 기록…평가 항목 중 '상품 품질' 최하점 '눈길'

2025.04.19(Sat) 17:38:40

[비즈한국]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17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0만 명대로 급감했지만 회복 단계를 거쳐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누적 환자 수는 505만 명이다. 하지만 본질인 ‘의료’ 품질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 유치 1위 국가인 ‘일본’의 만족도가 평균 이하인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외국인 중증 위암 환자가 서울아산병원 통합진료플랫폼을 통해 원격 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복지부가 지난 3일 외국인 환자 유치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117만 명으로, 2023년에 이어 ‘역대 최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202개국의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일본·중국·미국·대만·태국 순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과 중국은 전체 외국인 환자의 60.0%(70.2만 명), 미국 8.7%(10.2만 명), 대만 7.1%(8.3만 명)를 차지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2023년 대비 32.2%, 5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양국 모두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진료과별로 보면 피부과 진료가 70.5만 명으로 전체 진료 과목 중 56.6%로 가장 많았고, 성형외과(11.4%), 내과통합(10.0%), 검진센터(4.5%) 순이었다. 2023년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인 진료 과목은 피부과(194.9%), 한방통합(84.6%), 내과통합(36.4%)이었다. 복지부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진료 과목의 비중에 대해 “한국 화장품 산업은 바이오헬스 산업 경쟁국가 19개국 중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러한 외국인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호감도가 우리나라의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많이 방문하게 된 이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외국인 환자의 한국 의료서비스 종합 만족도는 높은 수준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종합 만족도는 2021년 89.9, 2022년 89.2, 2023년 90.2이다. 하지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만족도 조사 보고서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를 여럿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본질인 ‘상품 품질’, 즉 ‘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다른 지표에 비해 가장 낮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만족도 조사 시 서비스 품질을 상품 품질(의료 서비스 본원적 품질), 전달 품질(의료진 및 코디네이터, 진료 안내, 투약 및 치료과정 안내), 환경 품질(병원 서비스 환경, 환자 권리 보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이 가운데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평가인 상품 품질이 89.4로 점수가 가장 낮았다. 전달 품질이 90.9, 환경 품질이 89.8이었다. 본질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낮은 만족도는 환자의 저조한 재방문율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하위 항목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낮은 것은 입원환자 식사 만족도(82.7), 안전사고 예방안내(85.2), 입원환자 린넨 및 서비스 만족도(88.6) 등이었다. 

 

지난해 환자 유치 1위 국가인 ‘일본’의 만족도가 낮은 점도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누적으로도 가장 많은 환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최근 5년 사이 일본이 66만 7962명, 중국 47만 5804명, 미국 26만 9646명이다. 하지만 일본은 2년 연속으로 전체 국가 평균보다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세부 항목을 보면 일본은 ‘필요 언어 안내문 및 동의서 구비’ 항목에서도 평균 이하의 점수를 줬다. 해당 항목의 전체 국가 평균은 89.6이었지만 일본은 83.3으로, 가장 높은 독립국가연합(CIS·93)과 10점가량 차이가 났다. 

 

외국인 환자 역시 의료 분쟁으로 조정이나 중재, 혹은 재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의료중재원은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절차에 따라 의료 사고에 대한 조정, 중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정 접수 현황을 보면 접수 건수는 일정 규모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연도별로 2020년 23건, 2021년 40건, 2022년 27건, 2023년 25건, 2024년 37건이다. 

 

지난 2020년에는 홍콩 재벌 3세가 서울 강남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받던 도중 사망해 논란이 됐었다. 이 여성은 프로포폴 주입 과정에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져 사망했는데, 의료진이 수술 전 약물 검사 등을 하지 않고, 마취 중 환자 상태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아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주한중국대사관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대국민 입장문에서 한국 내 성형 수술과 관련해 경고를 하기도 했다. 최근 1심 재판부는 “관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의료진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외국인 환자 한국 의료 이용 경험 및 만족도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한국 의료 서비스 타인 추천 의향과 재이용 의향 모두에 ‘통역 담당 및 코디네이터 친절성’, ‘가장 이상적인 서비스 수준과의 비교’, ‘원하는 치료 수혜 여부’ 항목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환자의 니즈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충족시킴으로써 사전에 환자가 지니고 있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핫클릭]

· 알리 '초저가' 찾는 소비자 늘었지만 국내 셀러들은 한숨, 왜?
· '무과장' '읏맨' 만든 OK금융 광고사 뉴데이즈, 금융업으로 '변신'?
· [단독] "수입 사운드바에 낸 관세 돌려줘" 삼성전자, 인천세관 상대 소송 2심도 패소
· '신생아실 아동학대' 끊이지 않는 구조적 원인 뜯어보니
· 병원에 늘어나는 '로봇', 의사·간호사도 편해졌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