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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제조업 일자리 급감…1~3월 고용 증가 훈풍은'속 빈 강정'?

청년 취업자 팬데믹 이후 최다 감소…경기 전망 어두워 고용 시장 더욱 나빠질 듯

2025.04.18(Fri) 15:45:26

[비즈한국] 올해 들어 통계상으로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고용 시장은 순풍을 타고 있다. 취업자 수가 지난해 12월에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도 한국 고용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개선되는 듯한 모습이다.

 

10일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5 달서구 중장년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참여업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6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층에서 취업자가 줄고 있고, 우리나라 경제 기반인 제조업 취업자 수도 급감하는 등 실제 상황은 통계와 달리 악화일로다. 또 정부 기관과 한국은행 등이 올해 취업자 전망을 갈수록 낮추고 있어 하반기로 가면서 고용시장에 빙하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858만 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9만 3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일자리 사업 일시 종료 등의 영향으로 5만 2000명 줄었으나, 올해 1월에 13만 5000명 늘어난 데 이어 2월에는 13만 6000명 증가했고, 3월에는 20만 명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취업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분기별로만 따져도 올해 1분기 취업자 수는 15만 5000명 늘어나 지난해 1분기(29만3000명) 이래 가장 높은 증가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양이 아닌 질로 따져보면 사정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1분기에 늘어난 15만 5000명 중 대부분이 60세 이상 취업자이기 때문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올 1분기에 22만 명 줄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가 최악이었던 2020년 4분기(-26만 5000명)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 취업자의 경우 올 1분기에 34만 9000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641만 2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21만 5000명)의 22.7%나 차지했다.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며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제조업 취업자는 급감하고 있다. 올 1분기에 제조업 취업자 수는 439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만 1000명이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 3만 2000명이 줄어든 뒤 4분기 7만5000명에 이어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또 1분기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폭은 2020년 4분기(-10만 7000명) 이래 가장 큰 것이다. 윤 대통령 계엄 사태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 관세 충격까지 이어지고 있어 취업시장은 더욱 혹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 기관과 한은 등은 올해 취업자 전망을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1분기에 통계상이나마 좋았던 취업시장이 하반기로 갈수록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청년층이 받는 타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미국의 통상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하방 위험이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2.0%에서 1.6%로 낮췄다.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도 3개월 만에 14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4만 명 하향 조정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미국 통상 정책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기업 경영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며 지난해 10월 11만 5000명 늘어날 것으로 봤던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3월에 9만 2000명으로 2만 3000명 줄였다.

 

한은의 취업 전망 역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8월에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가 16만 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으나, 11월에는 이러한 전망치를 13만 명으로 3만 명 낮췄다. 그러다 올해 2월에는 “제조업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 위축,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고용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를 10만 명으로 다시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피해가 최근 들어 본격화한 만큼 한은이 오는 5월에 내놓을 새로운 경제전망에서는 취업자 전망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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