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진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24년 8월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외국인 보유 금액은 2023년 말 738조 원에서 2025년 1월 666억 조원까지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5개 저평가 우량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주 한 가지를 선정해 경영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분석하고, ‘국장의 추락’을 막을 기대주인지 알아본다.

미국의 ‘관세 변덕’으로 세계 증시가 요동친다. 4월 둘째 주 블랙먼데이 이후 폭락했던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발표로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의 오락가락 정책은 국내 증시에도 반영됐다. 4월 9일 52주 최저치(900.23)를 기록했던 코리아 밸류업 지수도 14일 961.51을 기록하며 상승세로 장을 열었다.
불안정한 시장 환경은 금융주를 향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국내 금융지주는 불황 장기화와 금리 하락 등 리스크에도 매년 순이익을 갱신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상위 10개 구성 종목 중에도 금융주가 3개(KB금융,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나 포진해 있다. 대장주 KB금융의 뒤를 잇는 종목은 시가총액 23조 2843억 원(이하 4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7위에 오른 신한지주(신한금융)다.
신한금융 주가는 4만 6250원으로, 1년 수익률은 7.0%지만 6개월은 –19.8%, 3개월은 –7.5%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1개월 전 수익률은 2.4%로 다시 플러스로 돌아섰다. 신한금융 주가는 저평가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2024년 8월 장중 6만 4600원까지 올랐으나 하락세를 그리며 1년 전 주가로 돌아가는 추세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PBR은 0.58배를 기록했다가 지난 9일 0.42배까지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2024년 7월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밸류업 계획은 크게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자사주 4억 5000만 주까지 감축으로, 2027년까지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향점은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에 기반한 밸류업, 주주·고객·직원·사회 등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 제고다.
주주환원책은 자사주 소각을 중심으로 펼친다. 현금 배당 및 규모를 매년 확대하고, 분기 균등 현금 배당을 시행한다. 해외 은행에 비해 주주환원율이 낮고 개선 속도가 느린 만큼 속도를 높여 주주환원율을 40%에서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한 대규모 자사주 감축 계획도 눈에 띈다. 같은 업종 대비 주식 수가 많아 주당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보고,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인다는 목표다. 신한금융 2023년 말 기준 5억 1300만 주인 자사주를 2024년 말 5억 만주 미만으로 감축하고, 3년 사이 5000만 주를 더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3조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신한금융은 2025년 주주환원 규모를 1조 7500조 원대로 설정했다. 총 6500억 원(1월 1500억 원 취득 완료)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고, 주주환원율은 40~44% 수준을 달성한다. 이에 신한금융은 2월 6일 이사회에서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4분기 배당금 540원을 결의했다. 자사주는 2월 7일부터 8월 6일까지 장내 매수해 소각한다. 2024년에는 7000억 원대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했다. 신한금융의 4분기 계획 이행 평가에 따르면 유통 주식 수는 2024년 말 기준 약 4억 9900만 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재무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 자본 비율(CET1 비율) 13% 달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스트레스 완충자본(은행 위기 시 정상 운영을 위한 자본) 2.5%, 경기대응 완충자본(경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립한 자본) 1.0% 등을 도입해 보통주 자본 비율 달성 기준을 기존 12%에서 13%까지 관리한다.
주주환원 방안으로 ‘보통주 자본 비율 연계 환원’을 내세운 KB금융처럼, 신한금융도 국내 금융사 최초로 ‘유형 자기자본이익률(ROTCE)’ 기준을 도입했다. 유형 자기자본이익률이란 그룹 자본에서 영업권 등 무형자산을 차감해 산출하는 개념으로, 실질적인 자본 수익성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신한금융은 유형 자기자본이익률 11.5%를 달성하고 자기자본이익률도 8.6%에서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밸류업 추진 의지도 강하다. 진 회장은 최근 주주 서신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속해야 하고 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기대만큼 선전하지 못한 것을 지적하지만, 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희망적으로 본다”며 “2027년까지 ROE 10%, 주주환원율 50%, 주식 5억 만주로 축소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24년의 꿈을 2027년의 현실로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신한지주 종목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신한금융의 2024년 4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64% 감소(4734억 원)했지만, 연결 순이익은 4조 5180억 원으로 전년(4조 3680억 원) 대비 3.4%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도 높게 평가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 가시성 높은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024년 실적의 기저 효과로 2025년 높은 이익 증가율이 기대돼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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