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오롯이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획으로 시작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10년을 이어왔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지키며 230여 명의 작가를 응원했다. 국내 어느 언론이나 문화단체, 국가기관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 10년의 뚝심이 하나의 가치로 21세기 한국미술계에 새겨졌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10년의 역사가 곧 한국현대미술 흐름을 관찰하는 하나의 시점’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이제 시즌11에서 한국미술의 또 하나의 길을 닦으려 한다.

보통 세상의 이치를 따질 때 ‘차원’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처지, 또는 어떤 생각이나 의견 따위를 이루는 사상이나 학식의 수준’으로 풀이한다.
쉽게 차원을 이해하는 것은 수학적 의미다. 0차원은 점이다. 점을 연결하면 직선이 되는데 이게 1차원이다. 그리고 선과 선을 가로 세로로 연결하면 평면이 된다. 이를 2차원이라고 말한다. 평면과 평면을 연결하면 공간이 생긴다. 3차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3차원이다.
3차원에 사는 인간을 포함한 존재들은 하위 차원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마음먹은 대로 지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1, 2차원에 사는 어떤 존재가 있다면 그들은 3차원에 사는 우리들을 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이 세계와 다른 세상이 있다면 우리는 느끼지도 이해할 수도 없다. 그 중에서도 죽음 이후의 세계가 삶과 연결돼 있기에 인간에게는 가장 궁금한 숙제다.


삶은 해답이 없는 문제 풀이의 연속이다. 답을 구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공식만 있을 뿐 명쾌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삶이 계속되는 한….
그렇다면 삶의 해답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삶이 궁극적으로 다다르게 되는 죽음에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의 삶이기에 인간은 능력 밖의 세상을 만들어냈다. 상상 속에서. 인간의 머리로는 답을 구할 수 없는 문제를 풀기 위해. 그게 신이다.
신의 세상은 분명 다른 차원이다. 이런 오묘한 세상을 탐구하는 것이 종교와 예술이다. 그래서 다른 차원에 관한 상상은 인류 예술의 동력으로 작동해왔고, 현재도 매력적인 주제다.
양지훈 작가가 추구하는 회화의 주제도 이런 의문에 대한 도전이다. 그는 구름으로 가득한 화면에 사각의 빈 공간을 설정해 다른 차원으로 가는 비유로 활용한다. ‘문’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문은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다. 닫힌 문을 바라보면 궁금하다. 그리고 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작가는 이런 평범한 발상에서 시작해 다른 세상에 대한 의문을 화면에 담는다.
양지훈 작가의 문이 이런 느낌을 주는 이유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구름을 배경에 깔았기 때문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아닌데 자꾸 눈길이 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구름의 모양이나 색채가 다양하며, 때로는 물결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함께 화면에 그려 넣기도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 “유한한 삶의 허무로부터 벗어나 충실한 일상의 에너지를 얻는 그림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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