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설 둘러싼 현재 상황

성장 멈추고 재무 악화, 과거 몸값 11조 지금은 절반 이하로 보기도…카카오 "확정된 사항 없어"

2025.04.10(Thu) 11:03:55

[비즈한국]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설이 나오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엔터 매각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카카오는 9일 “카카오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 내부의 라이언 상. 사진=박은숙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사우디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조 1500억 원 규모의 투자(지분 각 5.10%​)를 유치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사우디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카카오엔터의 회사 가치를 10조 5000억 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이후 카카오엔터는 IPO(기업공개)를 추진해왔다. 카카오엔터로서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10조 5000억 원을 넘겨야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IPO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어 매각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가 최근 인수를 완료한 SM엔터테인먼트의 존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대신 SM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SM 소속 연예인 라인업을 보면 해외 시장 공략에서는 카카오엔터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엔터와 SM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카카오엔터는 최근 유의미한 실적 성장을 거두지 못했다. 매출이 2023년 1조 8735억 원에서 2024년 1조 8128억 원으로 3.24% 감소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2억 원에서 806억 원으로 16.35% 증가했다.

 

관건은 매각가다. 카카오엔터가 과거 10조 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은 만큼 일부에서는 현재 몸값을 11조 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카카오가 가진 카카오엔터 지분율은 66.03%다. 카카오엔터의 몸값을 11조 원이라고 한다면 카카오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7조 2633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실제 매각가는 8조 원이 넘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카카오엔터는 현재 실적 성장이 정체돼 있고,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1.67%에서 2024년 말 165.31%로 33.64%포인트(p) 증가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의 몸값을 5조 원 이하로 예상한다.

 

카카오엔터를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면 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다. 사우디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은 카카오엔터 지분을 5.10%씩 갖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낮은 가격에 매각되면 그만큼 사우디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의 지분 가치가 하락한다.

 

카카오엔터의 사업 부문은 크게 미디어, 뮤직, 스토리로 나뉜다. 미디어 사업 부문은 연예 매니지먼트 운영 및 드라마, 영화 등을 제작·유통한다. 뮤직 부문은 음원 제작·유통, 스토리 부문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을 맡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소속 연예인과 웹툰·웹소설 분야의 지식재산권(IP)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게임 업체가 카카오엔터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게임과 카카오엔터의 IP를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엔터 인수 후보로는 크래프톤, 하이브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기업 규모를 감안했을 때 수조 원을 지출하기는 쉽지 않다. 크래프톤과 하이브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187억 원, 4120억 원이다. 특히 하이브는 영업이익이 2023년 2956억 원에서 2024년 1840억 원으로 37.75% 감소하는 등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또 다른 후보로는 사우디국부펀드가 꼽힌다. 사우디국부펀드가 카카오엔터를 눈여겨보고 투자했기 때문에 경영권 인수에도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카카오가 사우디국부펀드에 카카오엔터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최근 정치 상황과 맞물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을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계열사 중복 상장 등의 문제로 세간의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수사도 받았다. 카카오가 최근 일부 계열사 매각에 나선 것도 쇄신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오는 6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다. 정권 교체에 따라 카카오가 쇄신 작업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엔터 매각과 관련해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만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네이버 카카오 당근도 뛰어들었다' 토종 숏폼 플랫폼, 뭐가 다르지?
· '파면' 후 방산업계 다시 활기, 차기 정부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 불닭볶음면 수출에 찬물, 미국 공장 없는 삼양식품 '관세 폭탄' 어쩌나
· 건기식 개인 거래 허용 1년, 중고플랫폼 살펴보니 '기준 위반 판매글이 버젓이…'
· [위기의 사회주택] 세입자 최후보루 '보증보험', 왜 사회주택은 가입 못 하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