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네이버 카카오 당근도 뛰어들었다' 토종 숏폼 플랫폼, 뭐가 다르지?

미디어 소비 방식 변화, 광고 수익 키우려면 숏폼 필요, 숏폼 드라마도 등장…아직까진 성장 한계

2025.04.10(Thu) 09:34:25

[비즈한국]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시작한 숏폼(15초 내외의 짧은 영상)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숏폼 전략을 보강하며 사업 강화에 나선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삼대장’이 글로벌 숏폼 트렌드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앱 체류 시간을 확보하고 광고 및 커머스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서 열풍을 일으킨 숏폼 드라마(한 회당 수십 초~10분 안팎의 드라마)에 대한 콘텐츠 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국내 OTT와 제작사들은 신생 플랫폼과 자체 제작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숏폼이 글로벌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포털과 각종 플랫폼 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클립(왼쪽)과 다음 숏폼 화면. 사진=각 사 앱 캡처


네이버 ‘클립’, 카카오 ‘오늘의 숏’, 당근마켓 ‘스토리’부터 숏폼 드라마 전용 왓챠의 ‘숏챠’, 디앤씨미디어 산하 ‘펄스픽’, 스푼랩스의 ‘비글루’까지. 이 숏폼 플랫폼들은 모두 1년 6개월 내에 국내에서 출시된 서비스다. 숏폼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효과적인 수단임이 증명되자 국내 포털과 각종 플랫폼은 앞다퉈 숏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치열해지는 앱 체류 시간 경쟁에서 짧지만 중독적인 숏폼으로 이용자들을 묶어두겠다는 전략이다. 

미디어 소비 방식은 짧고 빠른 콘텐츠를 선호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톡의 1인당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합산치로도 1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짧은 영상 콘텐츠 ‘릴스’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과 숏폼이 주 무기인 틱톡은 평균 이용시간이 각각 50분(올 2월 기준)과 91분(지난해 10월 기준)이었다. ‘숏츠’를 비롯한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 한국인 5명 중 3명이 하루 2시간 넘게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플랫폼의 주 수입원인 광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용 빈도와 시간을 늘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커머스 사업과의 연계까지 고려하면 숏폼은 플랫폼 기업에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후발주자​ 네이버·카카오 ‘사활’ 걸었다​ ​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숏폼의 입지 키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출시한 숏폼 플랫폼 ‘클립’ 관련 챌린저 프로그램 등을 시행하며 창작자 유입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숏폼 탭에서 제공 중인 영상 서비스 ‘오늘의 숏’을 연내 카카오톡 안으로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는 포털과 네이버 앱에서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더 무게를 두는 쪽은 모바일 앱이다. 포털에서는 클립 영상을 뉴스스탠드와 쇼핑 영역 하단 ‘추천·구독’ 중 한 코너(‘매일 찾는 짧은 즐거움’)로 다루는 반면, 모바일 앱에서는 홈 피드의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홈’ ‘콘텐츠’ 탭과 나란히 두었다. 클립 탭으로 이동하지 않아도 메인 화면에서 한두 번만 스크롤하면 인기 카페·블로그 글과 함께 자동 노출되도록 배치했다.

지난해 첫발을 내디뎠다면 올해는 확장에 주력한다. 지난달 말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개인화 추천 기술 등을 검색 서비스에 접목해 내놓은 ‘AI 브리핑’에 클립 서비스를 연계했다. 10일 기준 ‘여자 프로 배구’를 검색하면 프로배구리그 정보, 여자부 시즌 일정·결과 바로 다음 영역에서 챔피언 결정전 하이라이트 장면 편집 영상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 소식을 알리는 뉴스 영역보다 먼저 노출된다. 

기존 검색의 사용성을 유지하면서도 검색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확장성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AI 브리핑은) 지금 화제가 되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숏텐츠’형 등 각 유형에 최적화된 다양한 형태로 우선 도입된다”며 “향후 사용자의 관심사가 잘 반영되도록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앱의 사용자 증가 추이. 사진=와이즈앱·리테일 분석리포트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숏폼 소비가 검색 습관의 변화와도 직결된다고 봤다. 강 이사는 “숏폼 소비와 참여의 확대는 산업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에서도 젋은 층은 이전 세대와 차이를 보인다. 숏폼이 가진 사회 및 경제,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영향력이 네이버와 카카오, 당근 등이 숏폼을 적극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표방하는 카카오도 숏폼 관련 재정비를 본격화했다. 지난 1월 9년 만에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면서 이용자와 다음 숏폼 서비스의 접점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현재 다음 앱에서는 기본 ‘홈탭’의 피드를 내리거나 ‘콘텐츠탭’을 클릭해 이동하면 개인이나 언론사 등의 채널이 만든 숏폼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숏폼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카카오톡에도 들어간다. 카카오는 3분기 카카오톡 개편을 진행하며 숏폼 등 자사의 콘텐츠 분야를 포괄하는 ‘발견’ 영역을 신설한다고 예고했다. 개편된 카카오톡에서는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가 피드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발견 영역을 소개한 데 이어 지난달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인 중심으로 꾸려졌던 관계를 비지인, AI 기반으로 확대하고 생일과 같은 기념일을 넘어 이미지, 숏폼, AI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발견되는 피드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종​ 숏폼 드라마도 ‘시동​ 
 
다만 아직까지는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보인다. 네이버 클립은 지난해 12월 기준 재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7배, 채널 수와 콘텐츠 생산량 역시 5배 증가했고 카카오도 지난해 4월 콘텐츠 사업자와의 수익화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지표나 성과로 기존 사업자들과 견주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관련성 없는 콘텐츠의 반복 추천과 다양성 부족, 광고 콘텐츠의 높은 비중 등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포털에서까지 자극적인 숏폼 영상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우려 역시 존재한다.       
 
펄스픽에서 제공하는 러닝타임 100분, 총 50회 구성의 숏폼 드라마 ‘사이코패스 여순정’ 포스터. 사진=펄스픽 제공


일반적인 숏폼 콘텐츠에 비해 최근에 부상한 숏폼 드라마를 타깃으로 한 플랫폼도 주목을 끈다. 숏폼 드라마는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끄는 분야다. 짧고 반복적인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생기면서 짧지만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생겨난 것. 드라마 한 회당 1~5분 길이에 ‘사이다’ 전개로 집중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유료 회차 구매, 광고 미션 수행 등 유리한 수익 모델을 갖춰 빠르게 대중화하고 있다.

제작사 산하 펄스픽과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시작한 스푼랩스의 비글루는 자사 지식재산권(IP)외에도 유명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의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와 차별화한 질 높은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다. 펄스픽 측은 “서비스 오픈 후 구글 플레이 엔터테인먼트 부문 7위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기존 숏폼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검증된 작품성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분야 역시 틱톡과 콰이서우 등 중국의 선두 플랫폼에 비하면 초기 단계다. ​정부 차원에서 숏폼 드라마 발전 장려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체력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오창학 광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난 1일 국회 토론회에서 “숏폼 드라마 시장은 한국 콘텐츠가 진화할 수 있는 유의미한 기회”라며 “초기 시장에서 법률적,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에서는 촬영과 후반 작업 등 제작 기간이 15~20일 정도”라며 “제작비가 낮아 생산자의 유입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파면' 후 방산업계 다시 활기, 차기 정부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 불닭볶음면 수출에 찬물, 미국 공장 없는 삼양식품 '관세 폭탄' 어쩌나
· 건기식 개인 거래 허용 1년, 중고플랫폼 살펴보니 '기준 위반 판매글이 버젓이…'
· [위기의 사회주택] 세입자 최후보루 '보증보험', 왜 사회주택은 가입 못 하나
· [밸류업 기대주 분석] 현대모비스, 미국발 관세 충격에도 '박스권' 지킨 이유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