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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기대주 분석] 현대모비스, 미국발 관세 충격에도 '박스권' 지킨 이유

현대차그룹 30조 원 대미 투자 발표, 관세 타격 이미 주가에 반영…주주환원책도 '긍정적'

2025.04.08(Tue) 11:05:17

[비즈한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진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24년 8월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외국인 보유 금액은 2023년 말 738조 원에서 2025년 1월 666억 조원까지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5개 저평가 우량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주 한 가지를 선정해 경영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분석하고, ‘국장의 추락’을 막을 기대주인지 알아본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들어선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미국 트럼프 정부발 관세 충격에 증시가 파랗게 질렸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7일 오전 9시 12분 11초 사이드 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일시 정지 제도)가 발동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최대 49%의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가 폭락했고, 여파가 국내 증시에도 미친 탓이다.

 

상호 관세 발표 전, 3월 26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품목별로 상호 관세를 추가 부과하진 않았으나, 3월 27일부터 자동차 관련 주가는 줄줄이 내려갔다. ‘대장주’인 현대차 주가는 3월 27일 21만 2500원으로 전일 대비 4.3% 하락했고, ‘블랙먼데이’였던 7일에는 17만 8900원까지 내려앉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이자 코리아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8위인 현대모비스 역시 관세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3월 27일 주가는 전일 대비 2.1% 하락(28만 5500원→27만 9500원)했고, 7일에는 24만 800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23조 1093억 원이었다.

 

관세 충격에도 현대모비스의 수익률은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 6개월 수익률은 19.3%, 1년은 6.1%, 3개월은 5.1%, 1개월은 3.6%를 기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모비스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힌 덕분이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10년 동안 20만~25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20만 원 내에서 움직이면 타격이 덜한 셈이다.

 

현대차가 트럼프 정부 정책에 대규모 투자로 대응한 것도 충격을 완화했다. 3월 24일(현지 시각)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직접 백악관을 방문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한화로 3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 산업·에너지 63억 달러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정책에 대응하면서 미국 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월 26일 미국 내 세 번째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열었다. HMGMA를 통해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제조사와 더불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와 합작사, 협력사까지 포함한 미래차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2024년 11월 19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밢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생산 거점 중 최대 규모의 공장을 HMGMA에 세웠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30만 대의 배터리 시스템과 주요 4대 부품 모듈(콕핏·프론트 엔드·섀시·PE 시스템)을 생산한다. 통합 물류 체계를 구축하면서 생산 부품을 즉각 공장에 공급해 물류비도 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관세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점을 짚었다. 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자동차 업체는 (관세 부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 부품업체의 핵심 부품군에도 관세가 부과돼 현지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고, 완성차 수출 감소에 따라 납품 물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관세 문제가 지난 몇 달간 이어지면서 완성차 주가가 15~20% 하락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며 “업계의 대응, 현지 생산 확대 및 제휴 등이 가시화하면서 주가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가 앞서 기대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던 것도 주가 하락을 방어할 요소다. 현대모비스는 2024년 11월 19일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성장 방안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중장기 성장 목표로는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성장률 8% 이상, 영업이익률 5~6%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동화와 전장 사업 중심의 핵심부품 매출이 증가했고, 과거 진행한 대규모 투자 사업의 회수 시점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주주환원책으로는 현재 20% 수준인 총주주환원율(TSR)을 향후 3년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보유한 자기 주식을 소각한다. 또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이때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덕에 2024년 12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으로 신규 편입됐다.

 

현대모비스의 주주환원책을 두고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SR 목표치 달성을 위해 필요한 비용은 연간 1조 35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2026년까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매년 5000억~55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EV·모빌리티팀 팀장은 “TSR 30%의 절반을 자사주 매입에 배분하면 매해 7000억~8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라며 “현재 시가총액 기준 3~3.5%에 해당한다”고 전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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