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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본격화…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에 (주)한화 지분 증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논란 의식…한화 "승계 완료, 억측과 왜곡 불식될 것"

2025.04.01(Tue) 14:24:32

[비즈한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73)이 자녀들에게 (주)한화 지분을 증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됐다. 김승연 회장은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42),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40),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36) 등 슬하에 삼 형제를 두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세 아들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본다. 일각에선 계열분리를 하지 않고 SK그룹처럼 협의를 통해 경영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한화그룹의 계열분리설은 수년 전부터 흘러나왔지만 당사자인 한화그룹은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24년 11월 한화 보은사업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회장 지분 승계 전후 사정

 

한화그룹은 3월 31일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주)한화 지분 22.56% 중 절반인 11.32%를 증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김동관 부회장에게 4.86%,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에게 각각 3.23%를 증여한다.

 

증여 후 (주)한화의 주주구성은 △한화에너지 22.16% △김승연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가 된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25%씩 보유하고 있다. 삼 형제가 보유한 (주)한화의 직간접 지분이 42.67%가 된다. 한화그룹의 지분 승계가 사실상 완료된 셈이다.

 

이번 지분 증여로 김동관·동원·동선 형제가 내야 할 증여세는 2218억 원이다. 3월 4~31일 (주)한화의 평균 종가 기준으로 계산한 액수다. 한화그룹은 투명하게 증여세를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김승연 회장이 한화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자문 및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지분을 증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3월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로부터 한화오션 지분 2.31%를 매입한 것을 두고 한화에너지를 밀어주기 위한 거래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김승연 회장의 자녀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일주일 후인 3월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 6000억 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현금이 ​충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굳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 어린 목소리가 나왔다.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한화그룹은 “정상적, 필수적 사업 활동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및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승계와 연관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나선 것”이라며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이어 “이번 지분 증여로 승계가 완료됨에 따라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목적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를 승계와 연결하는 억측과 왜곡은 불식될 것”이라며 “지분 증여에 따라 승계가 완료돼 ‘(주)한화-한화에너지 합병을 위해 (주)한화의 기업가치를 낮춘다’는 오해가 바로잡히고,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중구 한화그룹 사옥. 사진=최준필 기자


#삼 형제 사이 나쁘지 않아, 계열분리 안 할 수도

 

한화그룹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현재 방산, 조선,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 로봇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향후에도 삼 형제가 현재처럼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한화그룹의 계열분리 가능성이다. 한화그룹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계열분리를 언급한 적이 없다. 재계에서는 김동관·동원·동선 형제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 만큼 계열분리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실제로도 다수의 대기업이 기업 승계 과정에서 계열을 분리했다. 대표적으로 현대그룹은 2세 경영을 시작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HD현대그룹, 현대백화점그룹, HL그룹, KCC그룹, HDC그룹 등으로 계열분리했다.

 

계열분리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형제간 이견이 발생하면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에서 앞서지만 동생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도 만만치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뜻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 일례로 금호그룹은 형제끼리 돌아가며 회장을 맡았지만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분쟁을 겪으면서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계열분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SK디스커버리와 그 자회사는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독자적으로 경영을 맡았다. 최태원 회장도 SK디스커버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창원 부회장은 지난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현재는 SK그룹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진행하는 데 지분 정리, 로고 디자인 변경, 간판 교체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형제 사이가 나쁘지 않거나 두산그룹이나 LS그룹처럼 돌아가면서 그룹 회장을 맡기로 합의한다면 계열분리를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김동관·동원·동선 형제는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 계열분리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직까지 계열분리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이나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김승연 회장 보유 지분 일부 증여로 본격적인 3세 경영이 개막했다”면서도 “승계의 구조와 당위성은 향후 시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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