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75)이 키움에프앤아이(키움F&I) 기타비상무이사에 신규 취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익래 전 회장은 2023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서 물러났지만 계열사인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직은 유지해왔다. 최근 다우데이타·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에 연임된 가운데, 키움F&I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그룹 회장에서는 물러났지만 계열사 이사회에 신규로 합류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키움F&I는 2020년 설립된 부실채권(NPL) 투자 업체다. 키움증권과 다우기술이 각각 키움F&I 지분 98%, 2%를 갖고 있다. 키움F&I의 실적은 상승세다. 키움F&I의 매출은 2023년 487억 원에서 2024년 943억 원으로 93.4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6억 원에서 165억 원으로 55.55% 늘었다.
김익래 전 회장의 장남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41)는 지난 2023년 3월 키움F&I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6년 3월까지였다. 키움F&I는 김동준 대표 선임 이유로 ‘경영 및 투자 부문에 대한 전문성’을 들었다.
그런데 김 대표가 임기를 1년 남긴 올해 3월 키움F&I 기타비상무이사를 돌연 사임했다. 공식적인 사임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이후 최근 키움증권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키움F&I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다우키움그룹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 이사회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김동준 대표의 빈 자리를 바로 부친 김익래 전 회장이 채우게 됐다.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책임을 지고 다우키움그룹 회장에서 사퇴했다. 다만 계열사인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임기가 올해 3월까지였는데 최근 연임이 결정됐다(관련기사 [단독] 회장 사퇴한 다우키움 전 회장, 다우데이타 이사 연임 추진 속사정).
김익래 전 회장의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 연임은 기존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키움F&I 기타비상무이사 취임은 연임이 아닌 신규 선임이다. 김 전 회장이 회장에서는 물러난 후 지속적으로 다우키움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를 뜻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일상적 회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고, 이사회 결의에만 참석한다. 따라서 김익래 전 회장이 키움F&I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키움F&I의 중대한 의사 결정은 이사회에서 다뤄지는 만큼 김 전 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더구나 김 전 회장이 다우키움그룹 오너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이사들이 김 전 회장의 뜻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금융권에서는 키움F&I의 올해 실적을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익래 전 회장이 이사회에 합류한 가운데 키움F&I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면 김 전 회장에 대한 평가도 나빠질 수 있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키움F&I에 대해 “경매시장 공급확대, 부동산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감안했을 때 대출채권 회수 속도 지연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키움F&I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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