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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4인뱅 유력 후보 한국소호은행 "소상공인 전문 은행" 출사표

한국신용데이터 주도 금융사, IT업체로 컨소시엄 구성…5년 쌓인 신용평가모델 데이터 '강점'

2025.04.01(Tue) 13:52:28

[비즈한국] 한국신용데이터를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포부를 드러냈다. 한국소호은행은 국내 첫 소상공인 전문 은행을 목표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업체들이 인가 신청을 포기하거나 연기한 가운데, 강력한 후보로 부상한 한국소호은행이 레이스를 무사히 완주할지 주목된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계획을 밝혔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가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국신용데이터 제공


한국신용데이터가 이끄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후보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출범 이래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은 당초 더존비즈온이 이끄는 더존뱅크와 렌딧이 주축이 된 유뱅크가 주도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지난 3월 돌연 더존비즈온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유뱅크마저 인가 신청을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월 25~26일 진행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4곳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한국소호은행과 소소뱅크는 소기업·소상공인, 포도뱅크는 해외동포, AMZ뱅크는 농업인·MZ세대 등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은행을 목표로 한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5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세 곳이 참여했다. 이 외에도 부산은행,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OK저축은행,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 다양한 금융사가 주주에 포함돼 있다. 여기에 LG CNS, 아이티센엔텍, 메가존클라우드, 일진, 티시스 등 IT 기업도 한국소호은행의 손을 잡았다.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소상공인 전문 은행은 지금까지 없었다. 소상공인 전문 은행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이 제기되는데, 이는 ‘소상공인은 어렵다’라는 인식 때문이다. 소상공인은 구휼이 아닌 금융이 필요하다”라며 “국내 사업자의 99%는 소상공인임에도 그동안 금융서비스는 개인과 대기업 위주로 공급됐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소상공인 데이터를 얻거나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소호은행은 여신 영역에서 기존 은행과 다른 혁신을 보이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26주 적금’ ‘모임통장’ 등 수신 영역에선 혁신을 보였지만 여신 영역은 개척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타 컨소시엄과 한국소호은행의 차이점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신용데이터는 5년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했다. 더불어 지역에서 정부 및 지자체와 협업하고 있다”며 “여타 컨소시엄처럼 ‘인가를 받으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춘 채로 시작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 경영 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의 데이터를 무기로 내세운다. 캐시노트로 전국 170만 개 가맹점의 연간 522조 원이 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는 만큼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9개 지역의 신용보증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는 점을 들어 지역 금융에도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부산은행 등 1금융권 은행 네 곳이 참여했다. 사진=한국신용데이터 제공


컨소시엄 참여사인 IT 업체가 금융권과 공공 영역에 역량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LG CNS의 경우 금융사에 금융 맞춤형 AI 평가 도구를 제공하고, 아이티센엔텍은 정부 통합 전산망과 국세청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노하우를 은행업 운영에 활용한다는 목표다.

한국소호은행이 제시한 비전은 △공급망 금융 △대출이 아닌 자금 조달 △AI가 도와주는 정책 금융 △뱅크가 아닌 뱅킹서비스 네 가지다. 공급망 금융의 경우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자에게는 은행이 공급망 역할을 한다. 관련 상품으로는 ‘나중결제’와 ‘오늘정산’을 발표했다. 나중결제는 은행이 거래처에 돈을 미리 주고 나중에 사업주에게 받는 것, 오늘정산은 은행이 거래처 대신 사업주에게 먼저 대금을 주는 서비스다. 세금계산서 기반의 실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하면서 실거래 여부를 검증한다.

상품 판매보다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는 독특한 사업 모델도 제시했다. 대출보다 정부, 지자체, 관련 기관의 지원금을 먼저 연결하고 남은 금액은 파트너사 상품 등 유리한 금융 상품으로 제공하겠다는 것. AI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생애주기에 맞는 정책 금융을 추천하고, 맞춤형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소상공인·소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한다는 청사진에도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는 나온다. 이날 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한국소호은행 TF 총괄은 “한국소호은행은 비이자 수익에 집중할 것”이라며 “전체 수익에서 20% 이상을 비이자 수익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박주희 한국신용데이터 한국소호은행 TF 이사는 흑자전환 시기를 “영업 개시 이후 4년 차에 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등 참여사 중 금융사와의 이해관계를 묻는 질문에 김동호 대표는 “주주 지분 비율도 중요하지만 주주 간 계약에서 사전 합의를 통해 한국신용데이터가 경영을 주도하기로 합의했다. 운영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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