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밸류업 기대주 분석] '역대급 실적' KB금융, 주주환원에 아쉬움…하반기 기대

은행 순이익 감소에도 그룹 전체 순이익은 5조 원 달성,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눈길

2025.03.31(Mon) 15:23:49

[비즈한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진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24년 8월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외국인 보유 금액은 2023년 말 738조 원에서 2025년 1월 666억 조원까지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5개 저평가 우량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주 한 가지를 선정해 경영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분석하고, ‘국장의 추락’을 막을 기대주인지 알아본다.

 

KB금융은 2024년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순이익 5조 원을 넘겼으나, 주주환원책은 실적에 비해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박은숙 기자

 

KB금융은 3월 31일 오후 2시 기준(주가 7만 8900원)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 상위 6위에 올랐다. 6위 자리를 지켜오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월 20일 3조 6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30조 원대가 깨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7위로 내려앉았다.

 

국내 1위 금융지주 KB금융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수혜주다. 금융주는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힌다. 금융권 대장주인 KB금융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나오면서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KB금융 주가는 2024년 3월 29일 6만 9500원에서 12월 3일 10만 12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를 탔다. 이렇다 보니 1년 수익률은 11.9%에 달하지만 6개월 수익률은 –6.1%, 3개월은 –7.4%로 꺾였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함께 움직였다. KB금융의 PBR은 2024년 3월 29일 0.56배에서 2024년 12월 3일 0.67배까지 올랐으나, 지난 3월 28일 0.52배로 오히려 1년 전보다 낮아졌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타 금융지주처럼 빠르게 내놨다. KB금융은 2024년 5월 27일 밸류업 예고 공시를, 10월 24일에는 본 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의 밸류업 계획의 핵심은 업계 최초로 실시한 보통주 자본 비율(CET1 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이다. 2025~2027년 밸류업 계획은 크게 △연말 보통주 자본 비율 13% 초과하는 자본을 다음 연도 주주 환원 재원으로 활용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목표 보통주 자본 비율 13% 이상 등으로 구성됐다.

 

보통주 자본 비율 연계 주주환원책은 1차와 2차 안으로 나뉜다. 1차는 연말 보통주 자본 비율 13% 초과 시 다음 해 주주환원으로 활용하고, 연중 누적한 자본으로 13% 중반 수준을 유지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2차는 하반기 보통주 자본 비율이 13.5%를 넘은 경우 초과분은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 동시에 PBR 1배에 도달할 때까지 연평균 1000만 주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면서 분기마다 주당배당금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KB금융의 보통주 자본 비율은 13.5%였다.

 

주주환원 수단을 PBR 수준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PBR 0.5~1배까지는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하고, PBR 1배 이상일 경우 본업 재투자 확대 등 탄력적 주주환원을 시행한다. 구체적으로는 ROE와 이익수익률(주가 대비 당기순이익 수준)을 비교해 이익수익률이 ROE보다 큰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한다. 이후 주당배당금이 자연적으로 증가할 경우,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금 수준)과 시장금리를 감안해 현금 배당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주주환원 수준이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KB금융 계열사 대표와 임원은 자사주 2만 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 제공


이 같은 계획에도 최근 KB금융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갱신했지만 주주환원 수준은 기대 이하라는 평이 나오면서다. KB금융은 2024년 당기순이익 5조 782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4조 5950억 원) 대비 10.5%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5조 원을 달성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계열사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023년 3조 2620억 원에서 2024년 3조 2520억 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은 7130억 원에서 8400억 원으로, KB증권은 3900억 원에서 5860억 원으로, 국민카드는 3510억 원에서 4030억 원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 그 결과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2023년 33%에서 2024년 40%까지 늘어났다.

 

KB금융은 2024년 역대급 실적을 냈음에도 보통주 자본 비율은 13.51%로 2023년 13.59%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5일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보통주 자본 비율이 감소한 것을 두고 ‘왜 방어하지 않았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KB금융은 “환율 상승에 따른 위험가중자산(자산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한 자산)의 증가로 보통주 자본 비율이 감소했다”라며 “인위적으로 방어할 경우 이익 체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라고 해명했다.

 

KB금융은 2025년 상반기에 5200억 원대 자사주·매입 소각을 진행한다. 5월 5일까지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보통주 자본 비율 초과분에 따라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한다.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 7600억 원을 목표로 세웠다. 보통주 자본 비율이 13%를 초과한 만큼 환원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상황에 따라 유연한 주주환원책을 펼친다는 입장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아쉬운 주주환원’이라는 평이 쏟아졌다. 실적 발표 다음날(2월 6일) 주가는 전일 대비 6.7% 하락(9만 1000원→8만 4900원)해 시장의 실망감을 보여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딩뱅크 지위는 변함없겠지만, 주주환원의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위험가중자산 관리 노력이 경쟁사보다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대상(5200억 원)은 기대보다 적었다”며 “하반기에는 6000억 원의 추가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려가 쏟아지자 KB금융의 전 계열사 대표와 지주 임원은 2월 11일 KB금융 주식 2만 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밝히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KB금융은 “1·2분기 순이익 증가와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통해 보통주 자본 비율을 관리하고, 반기에 추가 주주환원을 실시함으로써 업권 최고 수준의 총 주주환원율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핫클릭]

· [밸류업 기대주 분석] 국제정세 불안할수록 인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아쉬운 점
· [밸류업 기대주 분석] '형님' 시총 넘었던 기아, 다시 뛰어오를까
· [밸류업 기대주 분석] 증시서도 바이오서도 존재감 큰 셀트리온, 박스권 탈출할까
· [밸류업 기대주 분석] 현대차 '저평가 대표주' 불명예 벗으려 안간힘
· [밸류업 기대주 분석] AI 시대 맞은 SK하이닉스, 장기적으론 '긍정'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