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54포인트(1.74%) 하락한 2513.44로 출발한 뒤, 장중 2500선을 하향 이탈했다. 지난 달 10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2500선을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0.34포인트(1.49%) 내린 683.42로 출발해 장중 3%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과거에도 공매도가 금지됐다가 재개된 적이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약 8개월), 2011년 유럽 재정위기(약 3개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약 14개월) 당시였다. 모두 외부에서 발생한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9년, 2011년, 2021년 공매도 재개 시점 전후로 3개월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재개 전과 재개 후 모두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공매도 재개 시점은 보통 위기가 어느 정도 시장에서 해소됐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안도 랠리 혹은 상승 흐름을 반영하곤 했다”고 밝혔다.
사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와 주가 등락과의 상관성은 낮다고 본다. 신한투자증권은 “공매도가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감소시킨다는 결과가 다수”라며 “실제 과거 공매도 재개 관련 주가 등락 간의 상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공매도 존재보다는 경제 및 산업 펀더멘탈, 개별기업의 전망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공매도 금지와 재개는 과거와 다른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2023년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뒤, 공매도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매도 제도를 손질했다.
현재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공매도 재개뿐만 아니라 미국 경기불안,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윤석열 대통령 탄핵선고 불확실성 등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변준호 연구원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과열주 중심으로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재개 시점에 미-중 간 트럼프 상호 관세 부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단기적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매도 재개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오히려 조정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고평가 받았던 종목이 조정받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변 연구원은 “이벤트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 투자 기회로 활용 가능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크지만, 과거 공매도 재개 당시, 그리고 이후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느 때보다 높고, 외국인 지분율은 금융위기 이후 낮은 레벨에 위치하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가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코스피 업종이나 이익이 좋은 낙폭과대 업종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실적이 좋은 업종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다시 재편될 것”이라며 “조선,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화학 등이 양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스토리가 부재한데 단기 급등했던 종목이라면 매도 압력에 노출되는 반면, 고수익과 고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인데 단기에 흔들렸다면 오히려 역발상 관점에서 지켜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외 환경이 불확실할 때는 국내에 집중하는 전략도 있다. 김 연구원은 “내수주는 매우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수주는 대부분 방어주로 구성돼 있어 매출 변동성이 크지 않고, 대외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지 실적을 꾸준히 낸다”고 말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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