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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경기 최악인데…추경안 정쟁에 골든 타임 놓치나

의류·외식·문화 소비자동향지수 악화…추경 규모와 내용 두고 여야 격돌

2025.03.28(Fri) 15:45:04

[비즈한국]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까지 발생했지만 여야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놓고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경의 범위나 방향을 두고 이견이 여전한 와중에 산불을 둘러싸고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삭감된 예비비 복원 문제를 두고도 갈등을 빚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을 앞둔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사진은 10일 서울 마포구 한 폐업한 고깃집에서 철거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을 앞둔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사진은 10일 서울 마포구 한 폐업한 고깃집에서 철거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슈퍼마켓과 분식점, 노래방, 주점 등 영세한 동네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이 지지층 표 관리와 자존심 대결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여야의 힘겨루기로 추경 편성이 더 늦어지면 영세 자영업자들 지원 시기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3월 27일 민주당을 겨냥해 “2025년도 본예산에서 일방적으로 예비비를 삭감한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난 예비비 추경 편성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 재난 대응을 위한 추경 편성에 반대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공세를 가했다.

 

이에 대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산불을 빌미로 예비비 2조 원을 복원하겠다는 국민의힘(의 행동)은 가관”이라며 “민주당은 지난 2월 발표한 자체 추경안에 국민안전예산 9000억 원을 편성해 놨고 그 안에 소방헬기, 대응장비 등이 포함된 만큼 추경 논의를 지금 시작하면 된다”고 맞받았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예비비를 4조 8000억 원 규모로 편성했지만 민주당 주도로 그 중 2조 4000억 원이 감액된 바 있다. 민생 지원 범위를 둘러싼 입장 차도 여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세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으로 3조 원을 추산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25만 원 민생지원금 등 13조 원 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여야가 추경안을 놓고 대립하는 사이 이들이 추경 지원 대상으로 공언해온 자영업자들은 더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이하 12월 기준)에 독서실이나 주점, 슈퍼마켓, 분식점, 노래방, 옷가게, 신발가게 등 동네 상권을 형성하는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을 하고 있다.

 

국세통계포털 분석 결과, 지난해 전국 독서실의 수는 6058개로 1년 전 6774개에 비해 10.6%(716개)나 줄었으며, 간이주점과 호프주점은 같은 기간 각각 9873개와 2만 4546개에서 9142개와 2만 2828개로 7.4%(731개)와 7.0%(1718개) 줄었다. 분식점도 2023년 5만 3760개에서 지난해 5만 1648개로 3.9%(2112개) 감소했으며 슈퍼마켓 역시 같은 기간 2만 7367개에서 2만 6733개로 2.3%(634개) 줄었다. 노래방은 같은 기간 2만 6524개에서 2만 5632개로 3.4%(892개) 감소했다. 동네 상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던 자영업자들이 경기 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줄줄이 문을 닫은 것이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옷이나 화장품 소비를 줄이면서 옷가게와 신발가게, 화장품 가게 등도 타격을 입었다. 옷가게는 지난해 8만 3395개로 1년 전 8만 6038개와 비교해 3.1%(2643개) 줄었다. 신발가게는 같은 기간 5884개에서 5590개로 5.0%(294개) 감소했고, 화장품 가게는 3만 8816개에서 3만 7636개로 3.0%(1180개) 줄었다. 경기 악화에 부동산 거래도 줄어들면서 동네 사랑방 노릇을 하는 부동산(부동산 중개업)도 2023년 14만 5528개에서 2024년 14만 2417개로 2.1%(3111개) 감소했다.

 

문제는 여야가 추경안에 합의점을 못 찾는 사이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의류비 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3월 93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고, 외식비 지출전망CSI 역시 91에 불과했다. 교양·오락·문화생활비 지출전망 CSI는 88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지출전망C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수록 향후 6개월 동안 지금보다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결국 동네 옷가게와 신발가게, 분식점, 호프주점, 노래방 등의 폐업이 더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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