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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KT-1 훈련기 생산 설비, 인도네시아로 이전 추진

방위사업청 KT-1 현지생산 논의 공개…KF-21 분담금 갈등 해결 선행돼야

2025.03.26(Wed) 09:48:23

[비즈한국] 국산 기본훈련기 ‘KT-1’의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이 추진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있는 KT-1 생산설비 자체가 인도네시아에 이전 될 전망이다. 상세 협의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성사가 된다면 KAI는 ‘생산 공간 추가 확보를 통한 양산 능력 확충’, 인도네시아는 ‘항공산업 부흥의 발판’을 갖게 되는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기본훈련기 ‘KT-1’의 인도네시아 현지생산이 추진된다.​사진=김민석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도니 에르마완 타우판토 국방차관과 만나 방산 협력 현안과 미래 방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기술자들에 의한 KF-21 기밀 유출 사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간 고위급 방산 협력 대화다.

이 자리에서 석 청장은 “최근 일부 분야에서 입장의 차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면담을 통해 상호 소통을 강화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양국 간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현재 양국 간 협상 중인 공동개발 합의서의 조속한 개정, 즉 KF-21에서 원래 인도네시아가 지급하기로 했던 개발 분담금 1조 6000억 원을 6000억 원으로 줄이고, KF-21 48대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계약을 유지하는 내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방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방사청장과 인도네시아 국방차관과의 협의 내용이 KF-21에만 국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협의 내용인 ‘KT-1 현지생산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KT-1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KAI가 생산한 기본훈련기로, 공군 항공기 조종사들은 기초훈련기 이후 이 KT-1에 탑승해 기본적인 전술 비행을 익힌 뒤 T-50 고등훈련기를 거쳐 조종사로 완성된다. 1991년 12월에 시제기가 최초 비행한 이후 2000년부터 25년간 한국 공군 및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페루, 세네갈 등에 수출되어 현재도 현역을 지키고 있다.

KT-1 현지생산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방사청과 제작사인 KAI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필자의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사천에 있는 KT-1 생산설비 자체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해 향후 생산되는 KT-1은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것이 협상 내용 중 하나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사천의 KAI 생산설비는 고정익동과 회전날개동으로 나뉘어 있으나 KAI가 소형 무장헬기 LAH-1 미르온, 해병대 상륙 공격헬기, FA-50과 KF-21 양산 라인을 모두 감당하기 힘들어 ‘생산 공간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KAI는 지난해 12월 경남 진주에 회전날개 비행센터를 새로 조성하는 등 부지 확장을 위해 노력했지만, 고정익동에서 KF-21, FA-50, KT-1, F-15K 외주 물량 등 다양한 항공기의 물량을 소화하고 있어 새로운 생산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언급되고 있는 KT-1 인도네시아 현지생산이 성사되면 제작사인 KAI와 인도네시아의 현지 항공업체인 PT DI 둘 다 이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KAI는 생산 공장의 공간 확보로 긴급 물량으로 수요가 몰리는 FA-50과 KF-21의 동시 양산이 원활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빠른 납기로 계약을 따냈던 폴란드 FA-50GF 사업과 같은 신속 납품을 통한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PT DI도 KT-1 현지생산에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정부 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PT DI의 재무 상황이 일시적으로 나빠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CN-235에 더해 KT-1 라인을 유치함으로써 PT DI 생산 인력의 유지가 한결 쉬워지고, 궁극적으로는 인도네시아 항공산업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협력의 긍정적인 부분만 보기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방산 협력이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KF-21 분담금을 삭감하는 대신 원래 공동개발 계약에서 확정됐던 48기의 KF-21을 인도네시아 현지생산으로 구매하는 계약이 실제로 실행될지, 비용 지급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방사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최대의 방위사업 전시회인 ‘INDODEFENSE’에서 KF-21 현지생산에 대한 계약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INDODEFENSE의 계속된 연기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행사의 주최 측인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INDODEFENSE를 오는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개최한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비용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양국의 방산 협력이 다시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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