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메가박스중앙이 서울 시내버스의 TV 사업권을 취득했다. 이달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전용 TV 단말기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영상 콘텐츠 및 광고 등을 송출할 예정이다. 메가박스중앙은 국내 영화시장이 침체기에 빠지며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신규 사업 모델 찾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020년부터 적자, 신규 먹거리 찾기 절실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메가박스중앙이 신규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메가박스중앙은 올해부터 서울 시내버스의 TV 사업을 시작한다. 서울 시내버스 내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영상 콘텐츠 및 광고 방송 등을 송출하는 비즈니스다.
메가박스중앙은 이달부터 시내버스 내 TV 모니터 설치 작업을 시작했다. 가로 폭이 긴 37인치 모니터가 시내버스 운전석 바로 뒤 천장에 부착되는 형태다. 현재는 운영 테스트 기간으로 메가박스에서 상영 예정인 영화 예고편 등이 노출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메가박스중앙이 (시내버스 TV 사업)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계약 기간은 2031년 12월 31일까지”라며 “TV 단말기를 전면 교체해 사용해야 하다 보니 계약 기간이 길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시내버스 TV 사업은 지난해까지 한국버스방송 주식회사(얍티브이방송)가 주관했다. 올해 메가박스중앙이 서울 시내버스 TV 사업권을 따내면서 버스 5000여 대에 동영상 광고를 독점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메가박스중앙은 그간 스크린, 옥외 매체 등을 통한 광고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올해부터는 버스 TV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메가박스중앙은 신규 사업 찾기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운영을 종료한 킨텍스점의 상영관을 현재 아이스링크로 개조하고 있다. 아이스링크 운영을 위해 지난해 5월 메가아이스박스라는 자회사도 설립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매출 2916억 원, 영업손실 13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이어지는 적자 상황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677억 원, 6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78억 원, 2023년에는 140억 원의 적자(당기순이익)를 냈다. 부채비율도 악화하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06%다. 자본총계는 1086억 원, 부채총계는 8760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605%였던 부채비율이 4분기에는 200%p 이상 상승했다.

#‘벼랑 끝’ 영화시장, 해외 사업 없는 메가박스 위기감 고조
멀티플렉스 업계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팬데믹으로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는 횟수가 줄었고, 이 시기 OTT 시장이 확대되면서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형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영화 한 편을 보는 티켓 가격이 한 달 OTT 구독료와 비교되면서 관람객 사이에서 영화 관람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까지 더해졌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으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과 비교해 55.7% 감소했다. 한 관객은 “지난 1월 말 개봉한 영화를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이달 초에 OTT로 무료 관람했다. 극장에서 상영한 작품들도 금방 OTT에 나오다 보니 점점 더 극장을 찾아갈 필요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팬데믹 기간 OTT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 형태가 굳어진 측면이 있다. 이제는 영화만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멀티플렉스 업계 1위인 CJ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CGV 측은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 8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CGV는 2020년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력 감축 작업을 이어왔다. 2020년 근속 기간 10년 이상의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2021년에도 한 차례 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CGV는 이달 들어서만 상영관 3곳의 운영도 종료한다. CGV연수역점과 송파점은 3월 23일, 광주터미널점은 31일 문을 닫는다. 특히 CGV송파점이 문을 닫으면서 CGV는 서울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송파구에 상영관을 한 개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올해 영화시장은 전년보다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화시장 부진으로 신규 투자나 제작, 개봉하는 작품 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방학과 명절 연휴 등 영화 성수기에 극장을 찾는 관객 수도 감소하고 있다.

메가박스의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메가박스가 멀티플렉스 3사 중 유일하게 국내 사업에만 의존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한다. CJ CGV,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국내 실적 부진 속에서도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전체 실적은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메가박스는 해외 진출 없이 국내 사업에만 의존하고 있어, 국내 영화시장 위축의 타격을 크게 받는 분위기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OTT 서비스로 인해 영화 산업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멀티플렉스 업계가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변화를 줘야만 생존할 수 있다. 업계 전반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전환 등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메가박스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상영작을 꾸준히 관객에게 선보이려고 노력 중이며, 최근 강남점 전석을 리클라이너로 교체하는 것과 같은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며 “극장가가 어렵지만 관객이 극장에 와야 할 이유를 꾸준히 제시하려고 한다. 극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에서 사업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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