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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우리도 못 만드는 조기경보기를 북한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구 소련제 수송기 개조한 것으로 추측 …원거리 미사일 저격 및 교란 작전 펼쳐야

2025.03.07(Fri) 09:52:17

[비즈한국] 북한이 자체 개발중인 조기경보기 완성이 임박했다. 조기경보기는 ‘하늘의 지휘소’라 불리는 첨단 무기로, 대한민국도 아직 기술이 부족해 해외도입을 추진중인 기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북한 조기경보기와 유사한 인도의 A-50EI 조기경보기. 사진=소후닷컴 출처

 

지난 2024년 8월 미국의 북한 전문 분석매체인 ‘38노스’는 민간 상업위성사진을 사용해 순안국제공항 구석에서 북한이 수상한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원래 민간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사용하던 구 소련제 IL-76 수송기가 이 공항에 있었는데, 북한이 수송기 주변에 차단막을 세우고 기체를 개조하기 시작한 것. 38노스는 이것이 IL-76을 조기경보기로 개조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38노스는 지난 3월 4일 다시 이 순안공항에 주기된 수송기의 모형을 공개했다. 거대한 레이더를 담은 레이돔(Radome)이 수송기에 설치돼 있었다. 이제 이 비행기가 조기경보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제 북한의 조기경보기 자체 개발은 확정된 사실이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 앞서 설명한대로 조기경보기는 ‘하늘의 지휘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그 이상의 기능을 가지기 때문이다. 큰 비행기에 고출력, 장거리 탐지가 가능한 레이더를 장착한 조기경보기는 레이더로 적 공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 항공관제사를 탑승시켜 공중에서 아군 항공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투기나 다른 항공기보다 훨씬 원거리에서 적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경보기를 갖춘 나라는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공중전에서 훨씬 유리하게 작전할 수 있다. 현재까지 대한민국 공군은 북한이 가지지 못한 조기경보기, E-737 ‘피스아이’를 사용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조기경보기를 운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수록 우리는 북한 공군과의 공중전에서 불리해 질 수도 있다. 

 

물론 북한이 지금 만드는 조기경보기가 진짜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대한민국 역시 조기경보기를 국내 개발하기 어려워서 현재 진행중인 조기경보통제기 2차 획득사업에서 해외 업체들이 조기경보기 개발기술을 국내에 이전해 주겠다는 제안도 했다. 다만 북한보다 훨씬 기술력이 떨어진 1980년대 말 이라크가 이미 IL-76 수송기를 개조한 ‘바그다드(Baghdad)’​ 조기경보기와 ‘아드난(Adnan)’​ 조기경보기를 만든 바 있고, 조기경보기의 핵심 기술이라 할 수 있는 레이더도 북한은 위상배열레이더 기술을 이미 확보해 지대공 미사일, 신형 전투함등에 탑재한 바 있다.

 

외형상으로 북한이 개발중인 신형 조기경보기는 인도 공군의 ‘A-50EI’ 와 중국공군의 ‘KJ-2000’ 조기경보기와 유사한 레이더 모양이다. 두 기체 다 북한처럼 IL-76 수송기를 개조했고, 러시아의 IL-76 개조 조기경보기와 형상이 다르다. 원반 형태의 검은색 레이더에 하얀 삼각형이 있는 것은 북한의 조기경보기가 3개의 위상배열 레이더로 돼 있고, 레이더를 기계적으로 회전하지 않음을 암시한다. 

 

다만 다른 나라의 IL-76 조기경보기와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특징은 ESM 및 IFF 레이더가 없다. 조기경보기는 앞서 말한대로 적을 탐지하는데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고 알 수 없는 비행체를 식별하며, 자체 방어를 해야 하기 떄문에 조기경보 레이더 뿐만 아니라 여러 안테나와 전자전 장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북한 조기경보기는 이것이 식별되지 않는다.

 

또 다른 차이점은 레이더의 위치다. 중국이나 인도 공군의 IL-76 조기경보기와 달리 북한 조기경보기는 레이더가 더 크고 동체 중앙에 배치돼 있다. 이것은 북한이 중국 혹은 러시아에서 그대로 레이더를 수입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장착하다보니 레이더가 대형화 되고, 항공기의 무게중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큰 레이더를 동체 중심부로 당겨서 설치했음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 북한제 조기경보기 완성되는 것은 어떤 군사적 의미가 있을까.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북한, 특히 수도 평양을 방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더의 크기와 성능을 감안할 때 북한산 조기경보기는 평양 상공에서 휴전선 근처는 물론 일부 대한민국 영공에서 비행하는 항공기도 탐지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입장에서는 공습을 위해 출격하는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를 미리 탐지할 수 있어 대공 방어에 훨씬 유리해지는 셈이다. 

 

북한이 기껏해야 1대 정도밖에 만들지 못하는 귀한 조기경보기를 전방에 배치하지 않겠지만, 김정은이 있는 곳 주변을 순찰한다면 우리 군의 선제타격 및 킬체인 전략에 큰 방해가 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우리 역시 대응책은 존재한다. 우선 현재 개발중인 무기체계들중 북한의 조기경보기에 대응 가능한 것들이 몇 가지 존재한다. 조기경보기의 경우 수송기를 개조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민첩성이 떨어지는데, 현재 개발중인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의 탄두와 탐색기를 간단히 개조한다면 원거리에서 조기경보기를 격추하는 ‘저격’ 임무가 가능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이 개발중인 AAP-150, KUS-RP 같은 소형 제트엔진 무인기에 전자전 장비를 달아 기만(Decoy)으로 북한 조기경보기에게 가짜 정보를 주입할 수도 있다.

 

북한의 군사과학기술이 한국보다 낮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북한의 비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은 이따금 조기경보기나 공대공 미사일같이 한국보다 국산화를 먼저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히 가까워진 것을 감안하면, 이런 ‘변칙적 추월’이 국방과학과 방위산업 부분에서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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