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두산그룹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두산밥캣이 그룹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매입했던 두산기술원을 1870억 원에 매각한다. 소형 중장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은 지난해 글로벌 건설 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회사 비주력 자산 매각을 고심하던 중 원매자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 미국 법인인 두산밥캣노스아메리카는 지난 1월 서울 용인시 수지구 두산기술원 건물(연면적 3만 2988㎡)과 일대 부지(3만 4324㎡)를 1870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약 5년 전 매수 금액(총 1112억 원)보다 758억 원가량 높은 금액이다. 매수자는 일대 공동주택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로, 현재 잔금 납입을 위해 자금 조달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기술원은 두산밥캣이 그룹 지주사와 계열사로부터 매입한 자산이다. 두산밥캣노스아메리카는 두산건설 대규모 손실로 그룹에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던 2019년 4월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부터 두산기술원 지분 78%를 856억 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12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던 나머지 지분을 256억 원에 사들였다. 두산은 지분 매각 이후 5년간 두산기술원을 책임임대차하는 약정을 맺고, 두산전자 R&D센터와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본사,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수지사업장 등으로 사용했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중장비회사다. 2014년 4월 설립돼 미니 굴착기, 콤팩트 트랙터, 라이트 콤팩션 등 건설·농업·조경용 소형장비와 산업차량, 이동식 전기 및 공압장비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외국기업 지배 지주회사로서 이번에 건물을 매입한 북미(두산밥캣노스아메리카)는 물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지에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두산밥캣 최대주주는 지분 46%를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다. 두산에너빌리티 최대주주는 지분 30%를 보유한 지주사 두산으로, 두산밥캣은 두산의 손자회사 격이 된다.
두산그룹 알짜회사로 꼽히는 두산밥캣은 지난해 건설업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 5512억 원, 영업이익은 87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37% 감소했다. 제품별로 소형장비가 15%, 산업차량이 22%, 이동식 전기 및 공압장비가 16%씩 매출이 빠졌고, 지역별 매출은 북미 17%, 유럽·중동·아프리카 21%, 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서 5% 줄었다. 전반적인 시장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두산밥캣은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9% 낮은 7920억 원으로 전망했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비주력자산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며 말을 아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
"인력감축 명분 만들기?" 홈플러스 기업회생 돌입에 의구심 커진 까닭
·
현대제철 '직장폐쇄'가 현대차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
ST인터내셔널, 대치동 빌딩 매입 후 블루코너캐피탈 본사 이전
·
원전 수출 6년 만에 재개, 건설업계 해외사업 '기대감'
·
채권단 관리 끝난 '두산', 차기 정부에서 훨훨 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