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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폰' 넘어선 화웨이, 샤오미…MWC 나온 중국 스마트폰의 변신

'절치부심' 화웨이, 초고가 고급화·독자 OS로 승부수…빈약한 앱 생태계·트럼프 2기 제재 '관건'

2025.03.05(Wed) 17:49:58

[비즈한국] 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전격 복귀한다. 업계 최초 ‘3단 접이식 스마트폰’ 공개로 최첨단 혁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꾀하고 중국 밖으로 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에 몇 년간 불참한 화웨이는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자사 스마트폰 생태계의 글로벌 귀환 무대로 선택했다. 연초부터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T) 업계를 흔든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와의 협업도 본격화한다. 첨단기술을 경제 개발의 새 엔진으로 삼은 중국의 굴기가 모바일로 확대되는 가운데 화웨이 등 주요 기업이 해외에서 이전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에 나선다. MWC 2025에 설치한 화웨이 부스. 사진=한국화웨이 제공


#‘500만 원’ 초고가 3단 폰으로 복귀 시동

 

화웨이는 MWC에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2종과 AI를 위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계 최초의 트리폴드폰 ‘메이트 XT’는 지난해 9월 중국 시장 출시에 이어 2주 전 글로벌 시장에 판매 개시됐다. 이 제품은 사실상 6개월 전 공개됐지만 삼성 등 경쟁사를 제치고 처음으로 상용화한 3단 폰이라는 점과 한화 500만 원을 훌쩍 넘는 높은 가격으로 행사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가격 장벽은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이트 XT는 해외 판매 주력 모델(램 16GB·용량 1TB) 기준 3499유로로 약 541만 원에 달한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비싼 스마트폰 중 하나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우선 판매될 예정이다. 메이트 XT는 디스플레이를 접으면 6.4인치 스마트폰 형태로, 완전히 펼치면 10.2인치로 이용할 수 있다. 추가 폴딩 요소가 있는 만큼 3.6mm 두께로 얇게 설계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출시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6(램 12GB·512GB)’는 1999유로(약 309만 원)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의 폴더블폰 ‘매직 V3’보다 1500유로(약 232만 원) 비싼 가격이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꼽혔다. 하지만 성숙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애플 등과 견주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군과 고가 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졌다. 이 같은 가격 전략은 마진 확대, 기술력 유지에도 유리하다. 

 

세계 최초 3단 접이식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MT’. 사진=화웨이


외신은 화웨이가 3단 접이식 디자인으로 독보적인 혁신 기업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AP통신은 전문가 인용을 통해 “화웨이는 (미국의 기술 제한에 따라) 반도체와 구글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도 극복했다. 지난 1년간 우리가 목격한 화웨이의 부활은 상당히 큰 승리”라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2위 판매량을 기록했던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과 외국기업의 수출제재 등으로 글로벌 첨단 기술 시장과 단절됐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퀄컴 반도체 등 공급선이 끊어졌고 한동안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못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서 비껴난 다른 자국 업체들에게 중국 내 점유율까지 내어주며 고전하던 상태였다. 

   

#‘자생력’ 앞세운 중국 독자 생태계, 글로벌서 통할까 

 

화웨이는 지난해 자국 스마트폰,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4년 만에 매출 규모 8600억 위안(약 171조 원)으로 8900억 위안(약 177조 원)이던 4년 전 매출을 쫓아가고 있다. 회복세에 들어선 화웨이는 AI 반도체와 운영체제(OS) 분야에서 중국만의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의 자체 OS 하모니는 중국 모바일 기술 독립의 상징으로 거론된다. 구글 사용 제한을 피해 찾은 돌파구지만 단일 기기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서 생태계를 구성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취지다. 

 

안보 우려에 따라 서방 국가 곳곳에서 이용 금지 조치를 받은 딥시크는 화웨이 클라우드에서 품는다. 화웨이는 8개관 중 전시장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1관을 9000㎡(약 2700평) 크기의 자사 부스로 채우고 모듈형(부품) 데이터센터, 딥시크 연계 AI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오픈소스인 딥시크와 화웨이 서버, 어센드 칩을 연계한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용량 사용 환경에서 활용되는 길이 열리면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계한 딥시크의 상업적 이용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화웨이와 달리 샤오미는 구글 제미나이 접목, 퀄컴 칩 탑재 등 ​폐쇄형 OS 방식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MWC 2025 샤오미 신제품 출시행사 현장. 사진=샤오미 제공


다만 이 같은 전략이 효과적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 화웨이 자체 앱 생태계는 빈약하고, 구글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점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메이트 X6’, ‘메이트 70’부터 올해 출시하는 모든 태블릿PC에 ‘하모니 OS 넥스트’ 버전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미 시장을 제쳐두더라도 유럽 등 대부분의 지역이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익숙하다. 아직까지 두 운영 체제의 지배력을 무너뜨리는 경쟁자는 나오지 않았다. 

 

메이트 XT 등 고급화 전략도 현 시점에서는 3단 폰 보편화보다는 자금력 있는 얼리어답터를 겨냥한 것인데 구글 플레이 없이 매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중 제재 대상이었던 화웨이 대신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샤오미도 자체 OS를 심은 샤오미 15 시리즈를 선보였다. 자체 OS인 ‘하이퍼 OS 2’에 구글 제미나이를 넣고 퀄컴의 최신 칩셋을 탑재하며 약점이던 폐쇄성을 개선하는 모습이다. ​화웨이와는 전략 차이가 돋보인다. ​샤오미는 하이퍼 기반 기능 지원을 통해 “시스템의 유동성과 보안, 차세대 AI 상호작용 등에서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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