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급락했다.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금융시장 급락의 원인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4일부터 발효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대중국 관세를 20%로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다음 달 2일부터는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언이 미국의 이익을 얻기 위한 협상용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으로 이익을 얻고 결국 관세는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재확인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얼만큼 대체가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물가와 경기에 미치는 여파도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향후 트럼프의 관세 정책 시행 강도에 따라 포트폴리오 변화가 필요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또 “내수 중심의 강달러 수혜가 가능한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 성향의 포트폴리오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위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하고,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을 포함한 전략 비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날 훈풍이 불었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도 이날은 흔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 것임을 분명히 한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한때 8만 달러 선이 붕괴했던 비트코인은 전날 폭등 장세를 보이며 9만 5000달러 선도 넘어섰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는 관세 발언 탓에 하루 만에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가상자산 시장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테크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비트코인 투자로 한때 바닥까지 떨어졌던 이종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김동현이 최근 다시 회복해 많은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와 함께 ‘자신은 테슬라에 재테크하고 있다’는 배우 신성록의 대답에, 이종격투기 선수 겸 방송인 추성훈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어 (비트코인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정말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예상하는 것은 환율을 예측하는 것만큼 어렵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상의 대체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친가상화폐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누렸던 기대감이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출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현물 ETF 출시 등의 이슈를 타고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극심한 낙폭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미 규제기관은 금융기관들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은 다양한 투자 전략 구축과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또 “금융기관들의 ETF 중심의 비트코인 채택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대형 헤지펀드, 대형 투자자문사, 연기금, 국부펀드의 가상자산 채택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 금값이 국제 거래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비트코인이 반사 수혜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 금으로 원화 자산을 헤지하려는 국내 투자자의 욕구가 높다는 것을 국내 금에 형성됐던 김치 프리미엄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원화 자산의 헤지 수단으로서 비트코인도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특히, 금의 불편함이 두드러질수록 다수에게 ‘디지털 금’으로 인식되는 비트코인이 반사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제 시장 참여자들은 현지시간 7일 백악관 주최 가상자산 회담(크립토 서밋)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백악관 인공지능(AI)·가상자산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삭스가 서밋의 의장을 맡는 이 행사에는 가상자산 업계 최고경영자(CEO), 투자자 등이 참석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다시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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