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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기대주 분석] 증시서도 바이오서도 존재감 큰 셀트리온, 박스권 탈출할까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 업체 셀트리온, 올해 첫 자사주 매입 1000억 원에 현금-주식 배당 결정…신약·신사업 추이 주목

2025.03.03(Mon) 16:56:30

[비즈한국]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이 이어진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024년 8월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했고, 외국인 보유 금액은 2023년 말 738조 원에서 2025년 1월 666억 조원까지 줄었다.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105개 저평가 우량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도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주 한 가지를 선정해 경영 현황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분석하고, ‘국장의 추락’을 막을 기대주인지 알아본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업체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렘시마를 개발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셀트리온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4위 구성 종목으로, 상위 10개 중 유일한 제약·바이오 종목이다. 2월 28일 기준 주가는 18만 4000원,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35배다. 제약·바이오 분야는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형성돼 PBR이 최소 2배로 타 산업군보다 높다. 셀트리온 주주의 수익률은 1년 기준 1.4%, 6개월 –4.4%, 3개월 3.4%였다. 최근 1년 주가를 보면 2024년 7월 30일 최고 20만 1524원, 11월 15일 최저 15만 3101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업계에서도, 증시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항체 바이오의약품은 인간의 면역체계가 외부 항원에 대항하기 위해 생성한 단백질(항체)로 만든 약인데,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효과는 동일하다. 셀트리온의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는 류머티즘 관절염에 쓰는 ‘램시마’, 유방암 치료를 위한 ‘허쥬마’, 혈액암 치료에 쓰는 ‘트룩시마’ 등이 있다.

 

2024년 매출은 3조 5573억 원으로 전년(2조 1764억 원) 대비 63.5% 증가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다. 4분기 매출은 1조 636억 원으로 단일 분기 최초 1조 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5% 감소(6515억 원→4920억 원)했다. 셀트리온은 매출 증가 이유로 “신규 제품 매출 비중이 26%에서 38%까지 늘어 매출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감소는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에 따른 원가율 증가, 비용 발생과 수출 판매량 증가를 위한 해외 판매법인 확장으로 판관비가 증가했다”라고 공시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와 악연이 깊은 종목으로 유명하다. 창업주인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셀트리온은 코스피 시장에 이전 상장(2018년 2월)하기 전인 2008년 5월 코스닥 시장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문제는 상장 이후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됐다는 점이다.

 

급기야 2011년 11월 서정진 회장은 공매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자사주 매입 등 대응에 나섰다. 대응 과정에서 서 회장은 2013년 지분 매각을 발표하기도, 주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공매도로부터 자유로운 모습은 아니다. 셀트리온은 코스피 종목 중 공매도 순보유 잔고 수량(190만 주)으론 12위, 잔고 금액(3590억 원)으로는 2위를 기록했다(2월 26일 기준).

 

공매도를 경계하면서 주주에게 호소하기도 한다. 2024년 11월 16일 셀트리온은 주주 대상의 성명에서 “과도한 수준의 대차잔고(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는 주가가 불안정할 때 악용될 소지가 있다”라며 “대차계약을 해지해 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후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한 주주의 우려가 커지자, 여러 번에 걸쳐 대응책을 발표했다. 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공시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고 이행했다. 셀트리온은 2024년 총 5346억 원(294만 778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지난 1월에도 주식 가치 제고를 목표로 약 301만 주(약 5533억 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2월 19일에는 올해 첫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이튿날부터 장내 매수에 들어갔다. 취득 규모는 총 55만 4632주, 금액으로는 1000억 원에 달한다. 회사는 앞서 “자사주 매입은 금융 시장이 안정화할 때까지 수시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배당 확대 계획도 내놨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후 이익의 30% 수준까지 현금 배당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2년 만의 주식 배당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배당을 진행한다. 보통주 1주당 현금 750원, 주식은 0.05주를 배당할 예정이다. 현금 규모는 약 1537억 원, 주식 수는 약 1025만 주다. 셀트리온은 “향후 사업 계획 대비 현재 기업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주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글로벌 이슈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있으면 회사가 상시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 덕인지 셀트리온은 2월 27일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일한 공시 우수 법인으로 선정됐다. 2024년 동종업계 업체 중 최다 공시(235건)를 제출하고, 영문 공시 의무화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 등을 인정받으면서다.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대비책도 내놨다. 1월 30일, 2월 19일에는 의약품 관세 부과 대응 방안을 공지했다. 재고 확보로 올해 미국 내 판매분에 대한 관세 영향은 최소화했다는 설명과 함께, 관세 부담이 낮은 원료 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현지 생산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덕인지 셀트리온은 2월 28일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로 인해 시장이 폭락한 와중에도 밸류업 지수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빨간 불을 켰다(0.7% 상승).

 

다만 증권가에서는 박스권에 갇힌 주가를 움직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는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기타 국가에서의 실적이 증가하면 주가의 점진적 반등도 가능하다”며 “첫 미국 신약인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나 한국·미국에서의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사업의 가시화가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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