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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권고대로 2배 인상했다면…트럼프가 부가가치세를 무역장벽으로 본 이유

부가가치세 없는 미국, 부가세를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상호관세 10% 부과 예정

2025.02.28(Fri) 18:46:44

[비즈한국]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대폭 낮추면서 가장 큰 하향조정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예고한 데 이어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당장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것은 부과 시기가 예고된 상호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월 1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차들과 컨테이너 박스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4월 1일까지 각국의 부가가치세(부가세)를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을 판단한 뒤 다음날인 2일부터 이에 대응한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우리나라 부가세가 10%를 감안하면 130억 달러 가까운 대미 수출 감소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에서 부가세(중앙 정부 차원의 판매세 포함)가 없는 국가가 11개국밖에 안 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부터 부가세가 OECD 평균 대비 낮다며 인상을 권고 받았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뒤 기준금리 인하(3.00%→2.75%) 결정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을 설명하면서 “지난 1월에는 계엄 사태 등 국내 상황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이번 전망 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서 1월 금통위 당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7%~1.6%로 낮출 수 있음을 예고하면서 “비상계엄 사태 등 국내 상황이 주요한 요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가진 첫 각료회의에서 유럽연합(EU)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인 24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에서 세계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할 뜻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시 각국 부가세 상황을 고려한다고 밝힌 만큼 부가세가 10%인 우리나라도 상호관세 대상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상호관세가 부과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하다. 한국무역협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에서 △10% 보편관세 △대 중국 10% 추가 관세 △대 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 대미 수출은 129억 3000만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이 10% 부가가치세에 맞춰 우리나라에 10% 상호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와 비슷한 수출 감소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부가세에 대한 관세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OECD로부터 “재정 수입의 새로운 소스를 찾을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1977년 도입 이후 변화가 없는 부가세율 인상 권고를 받았다. OECD는 한국의 부가세율 10%가 OECD 회원국 평균 세율의 절반 정도 수준(19.2%)이라는 점도 인상 권고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부가세 인상에 대한 국민의 조세 저항을 우려해 “어떤 방식으로든 검토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만약 당시 OECD 권고대로 부가세를 인상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더 큰 상호관세 압박을 받을 뻔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가세를 가지고 상호관세를 압박하는 것은 부가세나 부가세와 유사한 중앙 정부 차원의 판매세가 없는 국가가 미국을 비롯해 11개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부가세와 연방정부 차원의 판매세가 없으며 단지 주별로 2.9%~7.2%의 판매세만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부가세나 판매세가 없는 국가는 미국 외에 케이맨 군도, 지브롤터, 채널 제도, 그린란드, 홍콩, 마카오, 카타르, 쿠웨이트, 리비아, 가이아나뿐이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비(非)세금정책으로 전 세계 조세회피처로 활용되는 소국이거나 막대한 석유 수입으로 국민에게 세금 부과할 필요가 없는 산유국이다. 제조업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트럼프 관세 정책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국가들인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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